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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라팍'으로 오세요, 다 살려드립니다.
삼성은 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마무리 김재윤이 9회 문현빈에게 통한의 역전 스리런을 허용했다. 사실 그 전부터 불운한 조짐이 있었다. 5-1로 앞서던 8회초 필승조 임창민이 문현빈과 이진영에게 홈런을 내주며 1점차까지 추격을 허용한 것이었다.
라이온즈파크는 KBO리그 최고의 '홈런 공장'이다. 국내 유일 8각형 구조다. 외야 중앙에서 좌-우측 파울 폴대까지 펜스가 직선으로 빠진다. 그래서 폴대 근처 좌-우중간 펜스까지의 거리가 매우 짧다. 다른 구장에서는 외야 플라이가 될 타구가 홈런이 돼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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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내가 치기 쉬우면 상대도 치기 쉽다는 것이다. 사실 삼성이 8회초를 앞두고 5-1로 앞서갈 때까지만 해도 거의 이긴 분위기였다. 삼성의 강한 불펜을 떠나, 한화가 4연패중이었다. 여기에 개막 후 최악의 타격 페이스였다. 5일 삼성전을 앞두고 팀 타율이 1할7푼3리에 그쳤다. 팀 홈런은 4개 뿐. 전의를 상실할 상황이었다. 선발 류현진이 혼신의 역투를 펼쳤지만, 라이온즈파크를 이기지 못하고 홈런을 허용했고 타선은 점수를 뽑지 못하니 패전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침체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건 홈런. 그 홈런이 8회 두 방 터지니 경기 흐름이 급격히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9회 2사 상황서 문현빈의 극적 역전 결승 스리런포가 터졌다. 전율이 흐르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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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홈런 모두 잘 맞은 타구들. 하지만 다른 구장이었으면 홈런이 됐을까 하는 타구들이기도 했다. 이진영의 홈런은 제대로 찍혀 맞아 그렇다 쳐도, 문현빈의 홈런 2개는 잠실이었다면 우중간에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았다.
똑같이 3개씩의 홈런을 나눠가졌지만, 영양가는 한화 쪽이 훨씬 높았다. 그렇게 죽다 살아났다. 이런 경기가 나오면, 그 흐름이 다음 날까지 이어지기 마련이다. 이런 극적 경기 한 방에 죽어가던 팀 분위기가 확실하게 올라간다. 과연 '라팍'의 기운을 받은 한화는 살아날 수 있을까.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