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관전평] 없는 살림에 이렇게 잘하는데.. LG에 빼앗긴 '14억 김강률', 지금 두산이었다면 얼마나 든든했을까

한동훈 기자

기사입력 2025-04-04 01:23


[두산 관전평] 없는 살림에 이렇게 잘하는데.. LG에 빼앗긴 '14억 …
2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LG의 경기, LG 김강률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3.25/

[두산 관전평] 없는 살림에 이렇게 잘하는데.. LG에 빼앗긴 '14억 …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LG 김강률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3.23/

[잠실=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없는 살림에 이렇게 잘하는데... 김강률까지 있었다면 어땠을까.

지난 겨울 FA로 떠나보낸 김강률을 두산이 잡았으면 어땠을까, 부질없는 가정이 떠오른다.

우선 '그때 김강률을 왜 안 잡았느냐'고 두산을 비판하면 너무 억지다.

2024년 두산 불펜은 리그 최고급이었다. 김강률 외에도 마무리 김택연을 비롯해 필승조 최지강 홍건희 이영하에 좌완 이병헌까지 양적으로 풍부했다. 올해 37세가 되는 김강률을 무리해서 잔류시킬 이유가 없었다. 필승 계투진은 이미 세팅이 끝났고 추격조에서 기회를 줄 것이라면 유망주에게 주는 편이 낫다고 대부분 생각한다.

마침 뒷문 보강에 혈안이 된 LG가 FA 시장에 뛰어들었다. LG가 김강률에게 두산 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다가왔다. 김강률은 작년 12월, LG와 3+1년 총액 14억원에 계약했다. 2008년부터 두산 원클럽맨이었던 김강률은 그렇게 옆집으로 이사했다.

이때만 해도 두산의 결정에 물음표를 붙일 근거는 빈약했다. 2025시즌이 출발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개막을 코앞에 두고 두산에 먹구름이 밀려들었다. 개막 전날 선발투수 곽빈과 우완 필승조 홍건희가 낙마했다. 각각 내복사근과 팔꿈치 통증을 느껴 개막 엔트리 합류가 불발됐다.

개막시리즈가 끝난 뒤에는 좌완 필승조 이병헌이 장염에 걸렸다. 핵심투수 3인이 개막 3일만에 이탈했다.


[두산 관전평] 없는 살림에 이렇게 잘하는데.. LG에 빼앗긴 '14억 …
2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LG의 경기,LG가 2대1로 승리하며 개막 5연승을 달렸다. 경기를 끝낸 김강률 박동원 배터리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3.27/

[두산 관전평] 없는 살림에 이렇게 잘하는데.. LG에 빼앗긴 '14억 …
2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LG의 경기, 9회초 LG 김강률이 한화 문현빈의 땅볼타구를 잡아 1루로 던지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3.27/

프로구단이라면 당연히 돌발 변수에 대비하기 위해 플랜B, C를 마련한다. 하지만 그것도 한 두명이다. 토종에이스와 좌우 필승조 2명이 개막과 동시에 사라질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이 변수는 '한도초과'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예상 밖이긴 하지만 프로의 세계에 핑계는 없다. 이겨내야한다"고 말을 아꼈다.

개막 첫 주차 두산은 완전히 헤맸다. 8경기까지 두산 불펜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은 무려 음수(-0.09)였다. 음수다. 불펜 평균자책점도 5.16으로 7등이었다. 3월 29일 삼성전은 허리가 불안해서 선발투수 잭 로그를 최대한 길게 가려다가 추가실점하고 경기를 그르쳤다.

두산 불펜은 그래도 최근 두 경기 버텨내기 시작했다. 2일에는 이영하로 2이닝을 끌고 가는 강수를 뒀다. 선발 최승용 6이닝 이후 확실한 카드가 이영하 밖에 없었기 때문에 7~8회를 맡기고 9회에 김택연을 꺼냈다. 비교적 점수차가 있어 여유로웠던 3일 경기에는 7회부터 박정수 박치국 김유성 김호준을 쏟아붓는 물량전으로 막았다.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역시 투수는 다다익선이다. 불펜 왕국이었던 두산이 투수 1명이 아쉬운 처지가 됐다.

LG로 이적한 김강률은 벌써 3경기 출전했다. 김강률은 3월 27일 한화전 세이브까지 기록했다. 지금 두산에 김강률이 있었다면 이영하 김택연 앞쪽에서 커다란 역할을 해줬을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보릿고개가 끝나가고 있다. 좌완 이병헌이 4일 복귀 예정이다. 최지강은 4일과 5일 퓨처스리그에서 연투 점검 후 이상이 없다면 바로 1군 등록이 가능하다.


잠실=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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