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어뢰 배트' 하퍼도 주문했다, MLB규정 위반 아니라니 확산 조짐...정작 저지는 그 배트 안쓴다

노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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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4-01 08:36 | 최종수정 2025-04-01 16:33


논란의 '어뢰 배트' 하퍼도 주문했다, MLB규정 위반 아니라니 확산 조…
필라델피아 필리스 브라이스 하퍼가 지난 28일(한국시각)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개막전서 7회 홈런을 날리고 있다. 하퍼가 어뢰 배트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AP연합뉴스

논란의 '어뢰 배트' 하퍼도 주문했다, MLB규정 위반 아니라니 확산 조…
뉴욕 양키스 재즈 치좀 주니어가 지난 주말 개막 3연전서 어뢰 배트를 사용해 홈런 3개를 터뜨렸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시즌 초 집중적으로 홈런을 몰아치고 있는 뉴욕 양키스 타자들의 배트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명 '어뢰 배트(Torpedo Bat)'다.

일부 양키스 타자들은 시즌 개막과 함께 어뢰처럼 생긴 배트를 들고 타석에 선다. 방망이 끝부분이 불룩한 일반 배트와는 다르다. 타구가 자주 맞는 배트 중심부가 불룩하다. 어뢰처럼 생겼다는 것이다. 모든 양키스 타자들이 이 배트를 사용하는 건 아니다.

MLB.com은 1일(이하 한국시각) '메이저리그가 새로운 어뢰 배트에 반응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주말 4홈런을 친 애런 저지는 여전히 전통적인 배트를 사용한다. 그러나 앤서니 볼피, 코디 벨린저, 재즈 치좀 주니어 등이 쓰는 어뢰 배트는 양키스의 역사적인 시즌 출발에서 분명히 한 요소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양키스는 지난 주말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개막 3연전을 싹쓸이하는 동안 15개의 홈런을 날렸다.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시즌 첫 3경기 기준 최다 타이기록이다. 특히 2차전에서는 저지의 3홈런을 포함해 9홈런을 때려 이 부문 구단 최다 기록까지 세웠다. 31일 3차전에서는 1회말 저지의 좌월 투런홈런을 포함해 4홈런이 터져 나왔다.

볼피와 벨린저, 치좀 주니어는 3연전서 각각 2개, 1개, 3개의 홈런을 때렸다.


논란의 '어뢰 배트' 하퍼도 주문했다, MLB규정 위반 아니라니 확산 조…
코디 벨린저도 어뢰 배트를 사용해 지난 30일(한국시각) 밀워키전에서 1회 솔로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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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볼피가 지난 30일(한국시각) 어뢰 배트를 가지고 밀워키를 상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MLB.com은 '어뢰 배트는 타자의 손에 더 가까이 위치한 비전통적인 배럴로 정의된다'며 '이 배트는 타자가 공을 맞힐 가능성이 높은 부분에 더 많은 나무를 넣어 더 무겁도록 설계됐다. 각각의 타자들이 각기 다른 배트를 홍보하고 있는데, 어떤 스윙에도 잠재적인 충격을 극대화하는데 익숙하도록 생겼다'고 설명했다.

비정상적인 홈런 수치가 나오자 MLB가 지난 31일 양키스 타자들의 배트를 수거해 직접 검사에 나섰다. 그 결과에 대해 MLB는 "일부 양키스 선수들이 사용하는 배트는 메이저리그 규정과 배트 제조업체에 관한 규약을 위반하지 않는다. MLB 규칙 3.02는 배트는 지름 2.61인치(6.63㎝), 길이 42인치(106.68㎝)를 넘어서는 안된다고 돼 있다"고 발표했다.

즉 어뢰 배트가 MLB 규정을 어기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 배트는 양키스 전력분석원 출신으로 지난 겨울 마이애미 말린스 필드 코디네이터로 자리를 옮긴 애런 린하트가 고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볼피는 그에 대해 "나는 린하트가 정말 배트에 진심이고 열심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논란의 '어뢰 배트' 하퍼도 주문했다, MLB규정 위반 아니라니 확산 조…
애런 저지는 여전히 자신이 원래 쓰던 배트를 사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 소식을 전해들은 다른 팀 타자들의 반응도 궁금하다.

일단 필라델피아 필리스 타자들 가운데 일부가 어뢰 배트를 주문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필라델피아 지역 매거진 '메인 라인 투데이'의 벤 실버 기자는 이날 '소식통에 따르면 브라이스 하퍼, 알렉 봄, 브라이슨 스탓, 브랜든 마시가 (배트제조업체)빅터스에 어뢰 배트를 주문했다'고 전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잰더 보가츠는 "처음에는 (어뢰 배트가)농담인 줄 알았다. 요즘에는 누구나 그림을 편집하는 방법을 안다. 그러나 재즈 치좀이 홈런 치는 걸 봤다. 전에는 보지도 듣지도 못한 것이다. 나는 그들이 그림을 편집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와 같은 일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며 배트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같은 팀 매니 마차도는 "어떤 배트인지 난 모른다. 그렇게 홈런을 많이 치는 배트라면 나한테 몇 자루 보내달라. 그 배트를 만드는 제조업체가 어디든 거대한 이 펫코파크에 몇 자루 보내줄 수 있지 않겠나"라며 유쾌한 반응을 보였다.


논란의 '어뢰 배트' 하퍼도 주문했다, MLB규정 위반 아니라니 확산 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매니 마차도가 지난 28일(한국시각)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개막전에서 7회 적시 2루타를 때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반면 코디 애슈 볼티모어 오리올스 타격코치는 "공을 때리는 배트 부분이라면, 스윗스팟에 더 많은 무게가 실리도록 한다. 그건 양키스에만 있는 일은 아니다. 많은 팀들이 배트에 그렇게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양키스 타자들이 비율적으로 더 많이 배트에 그렇게 했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30개팀 클럽하우스를 다니다 보면 자신의 스윙에 딱 맞게 만들어진 배트를 갖고 있는 타자 한두 명은 꼭 볼 수 있다"고 했다. 어뢰 배트가 그렇게 특별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탬파베이 레이스 주니어 카미네로는 지난 31일 경기에서 어뢰 배트를 들고 대타로 출전해 내야안타를 쳤다고 한다. 카미네로는 올시즌 해당 배트를 계속 쓰겠다고 했다.

MLB.com은 '양키스 타자들이 유독 많은 홈런을 때리자 다른 팀들은 어뢰 배트로 통일하자는 생각을 하는 것도 꽤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일부 팀에도 통하는 획일적 접근법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어뢰 배트 이슈가 당분간 메이저리그를 뜨겁게 달굴 전망인 가운데 지난해 NL 홈런왕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의 반응도 곧 나올 것으로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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