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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다르빗슈 슈는 이번 오프시즌 다른 선수와 연결돼 이름이 자주 오르내렸다. 같은 일본 출신 사사키 로키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협상 기간 동안 그를 샌디에이고로 데려올 '인도자'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물론 다르빗슈 자신도 사사키 영입에 적극 나서며 샌디에이고에서 일본인 원투 펀치를 꿈꿨다.
사사키가 샌디에이고를 외면한 이유를 놓고 해석이 분분했지만, 현지 매체들은 샌디에이고 구단의 불안정성을 이유로 꼽았다. 피터 세이들러 구단주가 세상을 떠난 이후 경영권을 놓고 벌어진 가족간 법적 다툼이 사사키의 마음에 부담이 됐다는 것이다. 다만 메이저리그 구단주들은 고 피터의 형인 존 세이들러를 샌디에이고 구단주로 승인한 상태라 법적 소송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사사키의 다저스행에 샌디에이고 선수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특히 팀의 리더격인 매니 마차도는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각) 펫코파크에서 열린 팬 페스트에 참석해 "사사키는 그가 어디로 갈 것인지에 대해 이미 마음을 정했다고 생각한다. 우리 구단의 경영권 분쟁과는 아무 샹관이 없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샌디에이고는 '들러리'였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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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빗슈는 게다가 "사사키의 시즌을 지켜보겠다.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럴 때 그가 만약 나에게 연락을 해온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언을 해줄 생각이다. 선수로서, 인간으로서 그건 매우 중요하디"고 밝혔다. 즉 비록 다른 팀 소속이 됐지만 사사키의 메이저리그 적응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이다.
다르빗슈로서는 아쉬움이 크겠지만, 새 시즌을 향해 다시 운동화 끈을 조여매야 한다. 다르빗슈가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은 2021년 이후 가장 중요한 시즌이다. 다르빗슈는 지난해 16게임 등판에 그쳤다. 부상과 개인 사정이 겹쳤다.
4월 목부상으로 2주를 쉬었고, 6월 사타구니 부상으로 다시 빠진 뒤 재활을 이어가던 중 7월 제한선수 명단(restricted list)에 올라 9월 초가 돼서야 돌아왔다. 제한선수 명단은 구단의 연봉 부담을 염려한 다르빗슈가 자청한 것이고, 그 사이 개인사 때문에 일본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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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빗슈는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110승을 올렸다. 아시아 출신으로는 박찬호(124), 노모 히데오(123)에 이어 다승 3위다. 두 아시아 전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나아가 뛰어넘을 수 있다. 15승을 보태면 아시아 출신 통산 최다승 투수가 된다. 은퇴한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그 레전드로 스즈키 이치로, 박찬호, 노모, 히데키 마쓰이가 꼽히는데 그 뒤를 다르빗슈가 잇게 된다.
그는 2022년 30경기에서 16승8패, 평균자책점 3.10을 마크하며 제2의 전성기를 열어 젖힌 적이 있다. 그해 오프시즌 샌디에이고는 6년 1억800만달러 연장계약 선물을 안겨줬다. 올해가 해당 계약의 3번째 시즌이다. 샌디에이고는 더 이상 전력에 변동이 없을 경우 딜런 시즈, 마이클 킹에 이어 다르빗슈가 3선발로 나설 전망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