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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야구의 '성지'인 사직야구장은 '사직 노래방'으로 통한다. 롯데 자이언츠 열성팬들이 쏟아내는 압도적인 응원가가 구장 전체를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노래방으로 만들어 버린다. 응원에 관한 한 부산, 롯데는 한국프로야구 '넘버1'이다.
그런데 야구에 온전히 집중하고 싶어 하는 팬들이 있다.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응원이 피로감을 줄 수도 있다.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해야 하는 분위기에서 벗어나 야구 소리에 귀 기울이고 싶은 이들이 있다. 몇 년 전 한화 이글스는 대전야구장 응원 단상을 우익수쪽 관중석으로 옮겨 변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얼마 안 가서 제자리로 돌아왔다. 프로 스포츠는 관중에 맞춰 갈 수밖에 없다. 대다수 관중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일본의 한 원로 야구인이 흥미로운 제안을 했다. 야구 외적인 소음 없이 온전히 야구를 즐기는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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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이 지역의 '맹주'인 한신은 일본프로야구 최고 인기팀이다. 뜨거운 육성 응원으로 유명하다. 한신은 지난해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제치고 최다 관중 1위를 했다. 홈구장 고시엔구장에 평균 4만명이 넘는 관중이 입장해 한신을 응원했다.
아와이 가즈오 한신 구단 사장이 가케후 회장의 제안에 호응했다. 그는 "올해 실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이디어를 살려보고 싶다"며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미스터 타이거즈'로 불렸던 가케후 회장은 통산 349홈런을 기록한 레전드다. 그는 세 차례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고, 1982년 홈런-타점-출루율 3관왕에 올랐다. 그는 1985년 한신의 재팬시리즈 첫 우승 주역이다. 한신은 3번 랜디 바스-4번 가케후-5번 오카다 아키노부로 구성된 강력한 중심타선을 앞세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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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 관중으로 가득 찬 고시엔구장에서 무음경기가 개최된다면 매우 특별한 이벤트로 기억될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