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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그냥 뽑은 게 아니다. 우린 최채흥의 '이걸' 봤다."
초미의 관심사였다. 최원태는 FA A등급 선수. 삼성이 보호 선수를 20명밖에 묶지 못했다. 대어급이 풀려나올 것으로 예상됐고, 그 과정에서 '레전드' 오승환이 나올지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일단 삼성이 오승환을 보호 명단에 포함시키겠다고 공언하며 사태가 일단락 됐고, 결국 최채흥이 LG 유니폼을 입는 것으로 정리됐다.
예상 가능한 '픽' 중 하나였다. 예상 20인 명단을 짜 봤을 때, 군에 다녀온 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최채흥의 자리는 분명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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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의견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코치들, 전력분석팀, 프런트 전 분야에서 최채흥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이를 지켜본 염경엽 감독도 최채흥 선택에 대해 OK 사인을 내렸다.
LG는 좌완 불펜도 부족하지만, 당장 최원태 빈 자리를 메울 5선발도 없다. 최근 부진에도 단순히 11승의 화려한 기억 때문에, 모험수로 최채흥을 선발한 것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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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아니었다. 염 감독은 "원래 좋은 선수인데, 확실하게 자기 것을 만들지 못하며 잠시 부진한 거라 판단했다"고 말하며 "일본, 미국에서 확실하게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단계를 밟았다. 우리는 이제 그것들이 터질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고 지명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무슨 뜻일까. 최채흥은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친 후 2023 시즌 중 돌아왔다. 선발이 부족했던 삼성은 그에게 당연히 기회를 줬는데, 구위와 결과 모두 형편없었다. 15경기 1승7패 평균자책점 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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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채흥은 올시즌 후에도 후배들과 함께 호주야구리그에 다녀왔다. 삼성은 그를 살리기 위해 엄청난 시간적, 금전적 투자를 했는데 그 투자의 효과를 LG가 누릴 준비를 하게 된 묘한 모양새가 만들어졌다.
과연 '해외 물'을 먹고 온 최채흥에 대한 LG의 기대가 현실이 될까. 최채흥이 내년 시즌 삼성전에 선발로 등판해 호투한다면 많은 사람들의 희비가 교차될 듯 하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