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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일본 최고의 광속구 투수'가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린다.
이에 따르면 사사키 측은 다음 주 댈러스에서 개최되는 MLB 윈터미팅을 포스팅 시점으로 잡았다. 포스팅 액수를 최대치로 끌어올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NPB 출신 선수들의 포스팅 협상 기간은 45일이다. 한국 프로야구(KBO) 출신보다 50%나 더 길다. 때문에 사사키가 다음 주에 포스팅에 나서면 내년 1월 하순까지 여유있게 포스팅 협상을 이어갈 수 있다.
이에 따라 구단별 해외계약 보너스 풀 제한을 받기 때문에 포스팅에 성공해도 많은 계약금을 받기는 어렵다. 오타니 쇼헤이(30)가 지난 2017년 12월 포스팅으로 LA에인절스와 계약할 때도 231만5000달러 밖에 받지 못했다.
반면 지난 겨울 포스팅으로 MLB에 진출한 야마모토 요시노부(26)는 만 25세 시점에 NPB에서 7시즌을 보냈기 때문에 계약금의 제한 규정을 적용받지 않았다. 결국 야마모토는 LA다저스와 3억2500만 달러라는 역대 포스팅 최고액의 초특급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사사키는 야마모토가 아닌 오타니의 전철을 밟을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제한된 보너스 풀 안에서 최대한의 금액을 받는 것을 목표로 삼을 수 밖에 없다. MLB 각 구단별로 차이는 있지만, 보통 500~750만 달러의 해외 아마추어선수 계약 보너스풀이 있다.
그런데 내년 1월 15일을 기점으로 2025년 국제 아마추어선수 계약기간이 새로 시작되면서 보너스 풀도 리셋된다. 사사키 측도 이런 이유로 내년 1월 15일 이후에 포스팅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포스팅 개시를 다음 주 윈터미팅 기간에 맞춘 것으로 볼 수 있다. 협상 기간을 여유있게 설정해 좀 더 유리한 계약을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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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111이닝 소화) 속구 평균구속이 무려 시속 96.9마일(시속 약 156㎞)였다. 2023년보다 떨어진 수치가 이 정도다. 2023시즌(91이닝 소화) 속구 평균구속은 시속 98.9마일(시속 약 159㎞)였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이 수치는 '속구 평균 구속(average fastball velocity)'이다.
이 자체만으로도 '구속 혁명'이 점령한 MLB 무대에서 엄청난 각광을 받을 만 하다. 짧은 커리어에서 달성한 기록도 엄청나다. 2022년 4월 10일 오릭스 버팔로전 때 NPB 역사상 16번째 퍼펙트 게임을 달성했다. 더불어 이 경기에서 탈삼진 19개와 13타자 연속 탈삼진 기록까지 세웠다.
그러나 문제도 있다. 너무나 강력한 속구를 던지다 보니 내구성에 문제가 있다. 강속구 투수의 고질적인 문제다. NPB에서 4시즌(2021~2024) 동안 69경기, 394 ⅔이닝을 던졌다. 29승 15패 평균자책점 2.10을 기록했다. 88볼넷 505탈삼진이다.
훌륭한 기록 같지만, 자세히 보면 문제점을 알 수 있다. 프로 커리어 내내 단 한 시즌도 규정 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부상에 대한 우려 때문에 철저히 관리를 받은 결과다. 지바 롯데가 관리를 해준 덕분에 아직 심각한 부상은 없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도 111이닝에 그쳤다.
한 마디로 '시한 폭탄'을 몸에 심은 채 뛰는 슈퍼히어로인 셈이다. 경기 숫자와 이동거리가 확 늘어나는 메이저리그에서 과연 이런 정도의 이닝 소화력으로 롱런할 수 있을 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폭탄이 터진다면 장점인 구속을 잃을 수 밖에 없다. 사사키에게 관심을 보이는 MLB 구단들이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