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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대장님 말씀에 자신감을 찾았다."
오래전부터 KIA가 차세대 감독으로 예비해뒀다는 소문이 무성했지만, 워낙 갑작스런 과정에 아쉬움이 컸다. '초보' 감독이 우승을 노리는 KIA의 올 시즌을 잘 이끌지에 대한 의문도 많았다.
말이 필요 없었다. 이범호 감독은 성적으로 답했다. '준비된 감독'의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하지만 '이범호 리더십' 하의 KIA는 흔들리지 않았다. 팀당 15~23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도 여전히 순위표 맨 윗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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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주장 나성범-최고참 최형우부터 잠재력을 터뜨린 'MVP 후보' 김도영에 이르기까지 탄탄하게 다져진 선수단 케미도 남다르다. 지난 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결승타를 친 이우성은 이범호 감독을 가리켜 '우리 대장님'이라고 부른다.
8월 한달간 월간 OPS(출루율+장타율) 0.592로 극악의 부진을 보인 그는 삼성과의 2연전을 앞두고 감독실을 찾아 '죄송하다'는 말을 연발했다. 이범호 감독은 여유 있게 웃어넘겼다. "안 그래도 소심한 놈이 왜 이리 소심하게 구냐. 너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가져라"라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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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3년차 황동하는 올해 대체선발로 시작했지만, 올시즌 벌써 18경기에 선발등판하며 당당히 한자리를 꿰찼다. 4승6패 평균자책점 4.79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중이다.
선수들의 단점을 지적하기보단 축 처진 이들을 격려하고, 포용함으로써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리더십의 소유자. 이우성은 "감독님이 진짜 화내실 때는 무섭다. 하지만 그전까진 꾹 참고 끌고 가신다. 감독님의 믿음에 보답까진 못하더라도 해가 되고 싶진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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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 감독과 오랫동안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똘똘 뭉친 KIA 선수단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이야기다. 난적 삼성을 상대로 2경기 연속 뒤집기를 연출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특히 나성범은 동점 홈런을 치며 역전승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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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 감독은 "우리팀이 잘되는 이유다. 둘중 하나라도 빠지면 사실 우리팀 공격력이 많이 감소되지 않나. 서로 이해하고 힘을 내주고 있다. 두 선수가 모두 건강하게 체력을 안배하며 가는 게 우리팀으로선 가장 좋은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리그 선두이긴 하지만, 서로를 향한 칭찬만 가득하다. 이우성은 훈훈한 팀 분위기에 대해 "내가 거짓말을 할 이유가 있나. 있었던 일을 그대로 말씀드릴 뿐이다. 적어도 난 이렇게 생각한다"며 활짝 웃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