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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이렇게 역할을 주신 것도 감사하죠."
해외파 군필 투수로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지난해까지 김선기는 30경기, 50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조금 치고 나오려면 부상까지 겹치면서 재활에 매진하는 일이 많았다.
올 시즌 다시 한 번 도약을 노렸다. 스프링캠프부터 좋아진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고, 결국 선발 한 자리로 나섰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3월27일 NC전에서는 4이닝 5실점으로 다소 아쉬움을 남겼지만, 4월 3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던졌다. 이 중 4월13일 롯데전에서는 6이닝 1실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했다. 그러나 다음 등판이었던 두산 베어스전에서 3이닝 4실점(3자책)으로 다소 부진했고, 결국 구원투수로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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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나설 지 모르는 롱릴리프 투수의 숙명. 김선기는 "최대한 빨리 준비하고 있었고, 마음의 준비도 하고 있었다. 미리 준비를 해야 마운드에 올라가서도 긴장을 덜하게 된다"라며 "한 타자 한 타자 최선을 다해 막겠다는 생각으로 던진 게 좋은 결과로 나왔다"고 했다.
많은 조명을 받는 선발투수에서 어쩌면 '궂은 일'로 보여지는 롱릴리프로 자리를 옮겨 아쉬울 법도 했지만, 그는 "선발로 나서면서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 또 잘 던지다보면 좋은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선발에 대한 욕심보다는 매경기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라며 "한국에 온 뒤로 몇 년 간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렸다.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도 있고, 팀에게도 미안했다. 이렇게 역할을 주신 게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긴 이닝을 던지고 항상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체력적인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 김선기는 "보강을 비롯해 팀에서 주어진 훈련을 열심히 하려고 한다. 또 잘 먹고 잘 쉬려고 신경쓰고 있다"라며 "올 시즌 이제 아프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