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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경기에 나서기 전까지 복대를 차고 앉아 있었다.
6일 대구 한화전 5-8로 뒤지고 있던 8회말 1사 1루에 찾아왔다. 김현준 타석에서 대타 카데나스가 몸을 풀고 타석에 들어서자 삼성 라이온즈 홈팬들은 환호하며 복귀를 환영했다. 하지만 환호가 탄식으로 바뀌는데 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한화 좌완 김범수의 145㎞ 낮은 직구를 흘려보냈다. 2구째 한가운데 145㎞ 빠른 공이 다시 들어오자 배트를 돌렸다. 파울. 뒷쪽 옆구리에 손이 갔다. 스윙 과정에서 다시 통증이 느껴진 듯한 모양새.
'약속의 8회'를 잔뜩 기대했던 팬들로선 아쉬웠던 장면. 삼성의 추격 동력이 꺾이는 순간이었다.
문제는 타석이 아니었다. 김현준 대신 9회초 중견수 수비에 나선 카데나스는 해서는 안될 플레이를 했다.
우완 이승현이 등판해 선두 타자 김태연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았다. 느린 발이 아니고 어깨가 강한 카데나스임을 감안하면 김태연이 2루에 가기는 살짝 애매했다.
하지만 카데나스는 타구 쪽으로 전력질주 대신 어슬렁 어슬렁 다가왔다. 포구 후에도 강한 송구 대신 포물선을 그리는 약한 송구로 중계플레이어에게 공을 전달했다.
추가 1실점이면 패배가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쉽게 내준 무사 2루. 믿기지 않는 '산책 수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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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아웃이 분주해졌다. 박진만 감독 주위로 코치들이 몰려왔다.
논의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김헌곤으로 중견수 교체. 문책성이었다. 덕아웃을 향해 들어오는 카데나스를 향해 박진만 감독은 눈길 조차 주지 않았다. 선수 누구도 카데나스에게 선뜻 다가가지 않았다. 위로조차 건네기 힘든 싸늘한 공기가 덕아웃을 감쌌다.
덕아웃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카데나스는 냉랭하고 어색한 기운을 감지한 듯 직원에게 아픈 옆구리 쪽에 손을 대며 상태가 좋지 않다는 표현을 했다. 그리고 이내 통역과 함께 덕아웃 안쪽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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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s are incredible. Best fans I've ever been around.(팬분들의 응원이 너무 멋있었다.지금까지 야구하는 동안 이렇게 멋진 팬들을 본 적이 없다.)"
미국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홈팬들의 열정적인 응원. 하지만 열렬한 환호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대한 지지일 뿐이다.
불과 보름여 전 자신을 향해 열렬히 환호했던 그 팬들에게 카데나스는 해서는 안될 행동을 했다.
타석에 서기 힘들 정도라면 설명하고 정중히 양해를 구했어야 했다. 타석에서 스윙하다 통증이 악화된 거라면 수비에 나가기 전에라도 교체를 요청했어야 했다.
팬들이 지켜보는 그라운드에 서는 순간 외인이든 국내 선수든 가릴 것 없이 몸 사리지 않는 프로페셔널 한 모습만을 보여야 한다. KBO리그는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외국인 유망주의 테스트 무대가 아니다.
무엇보다 팀워크에 치명적이다. 4연승을 달리며 2위 탈환을 눈앞에 뒀던 삼성. 끓어오르던 열정에 찬물을 끼얹은 새 외국인 선수의 무성의한 플레이 하나로 추격의 동력을 잃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