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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6월 초 두 슈퍼스타의 타격감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소토 대신 선발라인업에 오른 트렌트 그리샴. 그리샴은 2-3으로 뒤진 6회말 1사 1,3루서 다저스 선발 타일러 글래스노의 96.8마일 한복판 직구를 끌어당겨 3점포로 연결하며 전세를 뒤집었다. "우리는 소토를 원한다(We want Soto!)"며 그리샴을 흔들던 양키스 팬들은 그가 6회 역전포를 치자 8회 타석에 들어설 땐 "우리는 그리샴을 원한다(We want Grisham)"고 태세전환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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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솔로홈런 2개를 날리며 오타니의 코를 납작하게 만든 저지는 이날도 5-4로 앞선 8회 총알같은 솔로포를 추가하며 괴력을 과시했다.
선두타자로 나선 저지는 볼카운트 2B2S에서 다저스 우완 요한 라미레즈의 6구째 79.8마일 몸쪽 스위퍼를 그대로 끌어당겨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발사각 36도, 타구속도 107.6마일, 비거리 434피트짜리 대형 아치였다. 양키스의 승리를 확인하는 시즌 24호 쐐기포였다.
홈런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인 저지는 이 부문 2위 볼티모어 오리올스 거너 헨더슨(20개)과의 격차를 4개로 벌렸다.
이날 3안타를 몰아친 저지는 타율도 올시즌 처음으로 3할대인 0.305(239타수 73안타)로 끌어올렸다. 5월 3일까지 타율 0.197로 부진했던 저지는 그 뒤로 34경기에서 타율 0.419, 18홈런, 41타점을 몰아쳤다.
이날 현재 홈런, 볼넷(55), 출루율(0.436), 장타율(0.703), OPS 1.139, 장타(46), 루타(168) 등 7개 부문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이고, 타점(59)은 2위, 득점(51)은 3위로 뛰어올랐다. WAR도 베이스볼레퍼런스(5.0), 팬그래프스(4.9) 모두 1위를 질주 중이다. 지금 MVP 투표를 한다면 저지가 1위표를 모두 받아야 한다는 의견에 이견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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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는 각종 공격 부문 상위권서 이름이 사라졌다. 3할대 중반을 유지하던 타율은 0.310(258타수 80안타)로 6위로 추락했고, 홈런(15) 공동 8위, 출루율(0.377) 11위, 장타율(0.570) 6위, OPS(0.947) 6위로 선두권에서 멀어졌다. 9일 현재 bWAR(3.0)과 fWAR(2.8)서는 각각 11위, 8위로 밀려났다.
오타니의 부진에 대해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5월 중순 다친 허리와 햄스트링을 이유로 들고 있다. 지난달 17일 신시내티 레즈 투수 브렌트 수터의 견제구에 맞은 왼 햄스트링의 경우 오타니는 "타격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했지만, 타구속도와 하드히트 비율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다른 이유를 찾기는 어렵다. 이후 20경기에서 타율 0.205, 3홈런, 11타점을 기록했다.
파워와 타격감에서 저지가 오타니를 압도하는 형국이다. 올시즌 타구 평균속도서 저지는 96.9마일로 전체 1위, 오타니는 94.8마일로 4위다. 또한 스윙의 속도, 즉 평균 배트스피드는 저지가 76.7마일로 전체 7위, 오타니는 75.2마일로 17위에 랭크돼 있다.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유지하면 저지는 58홈런, 오타니는 36홈런을 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