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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마운드에서 긴장감 없이 거침없이 공을 꽂아 넣는다. 사령탑은 위기 상황이 되면 얼굴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지난해 인천고 3학년 시절부터 떡잎이 남달랐다. 13경기에서 7승1패 평균자책점 1.13을 기록한 김택연은 64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삼진 97개를 잡았다. 4사구는 10개에 불과했다. 고교야구 스트라이크존이 프로보다 다소 넓다고는 하지만, 확실하게 타자와 승부를 볼 수 있는 투수로 평가를 받았다.
고교 시절 많은 공을 던졌던 김택연은 마무리캠프 기간 동안 회복에 전념하고 스프링캠프 때부터 본격적으로 몸을 만들어갔다. 1군 캠프에 합류한 그는 빠르게 프로 선수로 녹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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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시즌에서는 다소 주춤했다. 첫 프로 무대에 힘이 들어간 모습이었고, 3월 3경기에서 2⅓이닝 평균자책점 7.71으로 부진하며 결국 2군에서 재정비를 했다.
퓨처스리그에서 멘털을 다시 한 번 재무장하고, 밸런스도 되찾은 뒤 1군에 복귀했다.
1군에 돌아온 김택연은 다시 고교 무대를 평정했던 특급 투수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4월 나선 8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이 1.93에 불과했고, 5월 나선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0.93에 그쳤다.
무엇보다 올 시즌 경기 당 탈삼진율이 10.55에 달했다. 위기 상황에서 확실하게 타자를 제압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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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에서도 김택연을 위기를 지우는 역할을 100% 소화했다. 1-3에서 3-3으로 동점이 된 가운데 롯데 나승엽이 안타를 치고 나갔다. 두산은 결국 선발 브랜든 와델을 내리고 김택연을 투입했다. 김택연은 신윤후에게 희생번트를 허용하며 2루에 주자를 두게 됐지만, 유강남과 10구의 승부 끝에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이 감독의 신뢰는 당연했다. 이 감독은 "위기가 되면 택연이가 가장 생각이 난다. 더그아웃에서 볼 때 스트라이크 비율이 가장 좋은 거 같다. 위기에 주자가 있을 때 택연이가 올라가서 볼넷을 주는 확률이 시즌 초반에는 조금 있었는데 지금은 거의 없는 거 같다"라며 "안정감 있게 상대를 구위로 압도할 수 있다. 5회 이후에는 (최)지강이까지 가는 길목에서 가장 좋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앞으로도 중용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