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재밌게 던진 것 같다."
류현진은 경기 후 "재밌게 던진 것 같다.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함성소리가 너무 커서 기분 좋았다. 던지려 했던 이닝, 투구 수를 잘 마치고 와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생갭다 스피드가 잘 나왔다. 체인지업 제구가 몇 개 안 좋게 들어간 것 빼고는 전체적으로 괜찮았다고 생각한다"고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KBO리그에서 처음으로 경험한 ABS(자동투구판정시스템)과 피치클락에 대해선 "스트라이크존에 안 들어갔으니 볼 판정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ABS를 시행하는 만큼) 항의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다만 타자마다 존이 달라지니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며 "(피치클락은) 피치컴이 없으니 여유가 있는 것 같진 않다"는 생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집계된 류현진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8㎞. 전광판에 찍힌 구속은 대부분 140㎞ 중반대로 형성됐으나, TV 중계진이 집계한 구속은 또 달랐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KIA 심재학 단장은 "우리도 집계를 하고 있는데, 편차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이를 두고 "너무 많이 나온 것 같다. 오류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가슴철렁한 순간도 있었다. 2회초 한준수의 타구에 왼 발등을 맞았고, 4회초 마지막 타자 김선빈의 타구에도 왼쪽 허벅지를 맞았다. 첫 번째 강습 타구에 '괜찮다'는 사인을 내고 투구를 이어갔던 류현진은 두 번째 타구를 맞은 뒤엔 빠르게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류현진은 허벅지를 문지르면서도 김선빈을 가리키며 재밌다는 듯 웃음을 지었다. 당시 장면을 두고 그는 "괜찮다. 두 번재 타구는 좀 아팠지만 전혀 문제될 건 아니었다. 아웃시켰으면 됐다"며 "맞은 티를 내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오는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 한 차례 더 등판한다. 한화는 오는 23~24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질 LG 트윈스와의 개막 시리즈에 류현진의 선발 등판을 계획하고 있다. 류현진은 "일요일에 한 번 더 던져야 하는데 또 비 예보가 있더라. 긴장은 하고 있어야 할 것 같다. 일요일이 지난 뒤에 (개막전 등판 여부가) 결정되지 않을까 싶다"며 "체인지업을 보완하고 이닝, 투구 수를 늘려가면서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