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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관건은 비 예보. 이날 낮부터 대전 지역에 5㎜ 안팎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된 상태였다. 시범경기를 거쳐 개막전 선발 등판으로 류현진의 로드맵을 설정했던 한화 최원호 감독은 며칠 전부터 '날씨 걱정'을 숨기지 않은 바 있다. 아침부터 잔뜩 찌뿌린 하늘을 올려다보는 한화 관계자들의 얼굴도 그늘을 숨길 수 없었다. 최 감독은 "만약 비가 와서 등판이 무산되면 선발 로테이션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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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류현진은 류현진이었다. 첫 실점 뒤에도 흔들리는 기색이 없었다. 나성범을 2루수 뜬공,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땅볼 처리하면서 더 이상의 실점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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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도 힘을 냈다. 회를 거듭할수록 제구-구위는 안정감을 찾아갔다. 마지막 이닝이었던 4회말 선두 타자 나성범을 1루수 실책으로 출루시킨 뒤 만난 소크라테스를 상대로 바깥쪽 스트라이크존 상-중-하에 정확히 꽂히는 공 3개로 삼진을 만들어내는 기염을 토했다. 4이닝 3안타 무4사구 3탈삼진 1실점. 공식 기록 집계상 직구 최고 구속은 148㎞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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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끈한 빅이닝과 올 시즌 한화 마운드를 이끌어 갈 두 투수의 등장, 팬들에겐 선물같은 날이었다. 한화가 9-1, 8점차 리드를 지키던 8회초 KIA 공격 때가 돼서야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갑작스레 폭우가 쏟아지며 경기는 중단됐고, 결국 그라운드를 점검한 심판진 판단에 따라 8회 강우콜드로 승부가 마무리 됐다. 하늘도 도운 날이었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