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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자신을 위해서라도 꼭 감량이 필요한데….
염 감독은 이번 캠프를 앞두고 김범석에게 체중 감량을 지시했다. 하지만 먹는 걸 좋아하는 김범석은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누가 봐도 정상 체중이 아닌 게 보였다. 염 감독은 "이번 부상은 준비 부족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단순히 살이 문제가 아니라, 그만큼 운동을 하지 않았기에 몸이 단련되지 않았고, 부상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염 감독이 또 화나는 건, 마음에 없는 선수였으면 그냥 잊으면 되지만 김범석은 작심해서 키워보려 한 선수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1라운드 신인으로 타격에서 좋은 자질을 갖춰 대형 포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엿보였다. 타격을 살리기 위해 1루 연습도 병행시켰다. 사실상 1군 엔트리 한 자리를 주겠다고 선언을 했었다. 그런 감독에게 김범석은 '배신'을 하고 만 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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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살 쪄도 잘 칠 수 있어'라고 어린 마음을 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체중이 너무 많이 나가면 하체쪽이 무리가 온다. 무릎, 발목이 아프면 야구를 할 수 없다.
더군다나 김범석은 포수다. 경기 내내 앉아있어야 하고,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해야 하는데 지금 체중이면 무릎에 치명타다. 염 감독은 "지금 모습으로는 포수는 절대 안된다"고 잘라말했다.
본인이 포수를 하지 않겠다고 하면 모르겠지만, 선수 가치를 올리려면 당연히 포수로 열심히 훈련해야 한다. 염 감독의 말 속에 정답이 숨어있다. 염 감독은 "리그 전체 유망주를 순위로 매겨본다고 하자. 김범석을 포수로 놓으면 최상위권이다. 하지만 1루수로 하면 10등 안에 겨우 들까말까다"였다. 결국 체중 감량은 자신의 미래를 위한 일이라는 거다. 감독을 위해 살을 뺄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