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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 참사' 17년만에 재현한 '항저우 대참사'…선발도 마무리도 무너진 0대4 완패. 국제대회 대만전 3연패 [항저우리뷰]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3-10-02 22:13 | 최종수정 2023-10-02 22:16


'도하 참사' 17년만에 재현한 '항저우 대참사'…선발도 마무리도 무너진…
2일 중국 항저우 샤오싱 야구장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야구 조별리그 B조 대만과 2차전. 경기를 준비하고 있는 류중일 감독. 항저우(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10.02/

'도하 참사' 17년만에 재현한 '항저우 대참사'…선발도 마무리도 무너진…
2일 중국 항저우 샤오싱 야구장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야구 조별리그 B조 대만과 2차전. 8회 추가 실점을 허용하고 있는 고우석. 항저우(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10.02/

'도하 참사' 17년만에 재현한 '항저우 대참사'…선발도 마무리도 무너진…
2일 중국 항저우 샤오싱 야구장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야구 조별리그 B조 대만과 2차전. 8회 2사 2루에서 내야땅볼을 치고 물러난 강백호가 고개를 떨구고 있다. 항저우(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10.02/

[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대만전이 가장 중요하다. 고민이 많다(류중일 감독)."

'도하 참사' 이후 17년. 아시안게임 4연속 우승은 커녕 '참사'의 위기에 처했다. 대만은 듣던 것보다 더 강했고, 한국 타자들은 예상보다 무기력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2일 중국 저장성 샤오싱의 샤오싱 야구문화센터 제1구장에서 열린 조별리그 B조 2차전 대만전에서 0대4로 졌다.

타자들은 강속구를 자랑하는 대만의 영건들에게 철저하게 압도당했다. 안타 개수부터 대만에 5대7로 밀렸다.

선발 문동주와 마무리 고우석도 각각 2실점하며 패배의 중심에 섰다. 변명의 여지없는 완패였다.

한국 마운드 역시 최고참 박세웅이 부진했을 뿐, 문동주-최지민-박영현 20세+2년차 트리오의 구위는 눈부셨다. 하지만 문동주가 대만 타선의 매서운 타격에 2점을 내줬고, 한국은 끝까지 이를 따라잡지 못했다.

대만 선발은 린위민(애리조나 더블A). "좌완투수가 나올 것"이라던 류중일 감독의 예상은 적중했다. 이틀간 진행된 대표팀의 고척돔 훈련 때 전광판에 가장 많이 등장한 선수가 바로 린위민이었다.

좌완 강속구 투수는 지옥에서도 데려온다는 말이 있다. 이날의 린위민은 왜 그를 애리조나가 애지중지 키우고 있는지 그 가치를 보여줬다. 1m77의 크지 않은 체구. 하지만 튕기듯 뿜어져나오는 강력한 직구가 연신 한국 타자들의 몸쪽과 바깥쪽 낮은 코스를 후벼팠다. 여기에 슬라이더를 곁들여 한국 타자들의 방망이를 유혹했다.


'도하 참사' 17년만에 재현한 '항저우 대참사'…선발도 마무리도 무너진…
2일 중국 항저우 샤오싱 야구장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야구 조별리그 B조 대만과 2차전. 1회 대만 4번타자 린안코에게 1타점 3루타를 허용한 문동주. 항저우(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10.02/

'도하 참사' 17년만에 재현한 '항저우 대참사'…선발도 마무리도 무너진…
2일 중국 항저우 샤오싱 야구장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야구 조별리그 B조 대만과 2차전. 4회 문동주의 폭투 때 추가 득점에 성공한 대만. 항저우(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10.02/

한국의 선발 문동주 역시 KBO리그 공식전에서 160km를 던진 투수답게 날카로운 직구가 돋보였다. 하지만 첫회 뜻하지 않은 한방을 맞았다.

문동주는 1회말 첫 타자 정쭝저(피츠버그 더블A)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이어진 2사3루에서 대만 최고의 거포 린안커에게 1타점 3루타를 얻어맞으며 선취점을 내줬다.

그래도 추가 실점이 없었고, 2~3회는 3자범퇴였다. 모두 내야땅볼과 삼진(낫아웃)으로 처리할 만큼 위력적인 투구였다.

하지만 4회 1사 후 린안커의 타구 때 3루수 노시환의 실책성 플레이가 나왔다. 처음에 실책으로 기록됐다가 안타로 정정됐을 만큼 실책을 줘도 할말 없는 플레이였다.

문동주도 순간 흔들렸다. 다음타자 우녠팅에게 볼넷을 내줬다.이어진 2사 1,3루에서 던진 커브가 폭투가 되며 2점째를 내줬다.

5회말 2번째 투수로 등판한 박세웅이 흔들리며 2사 만루 위기를 맞이했지만, 긴급 투입된 최지민이 잘 끊어냈다.

한국은 최지민에 이어 박영현이 등판, 7회까지 좋은 구위를 과시하며 호투했다.

하지만 8회 등판한 고우석이 2사 2,3루의 위기를 맞이했고, 린즈하오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0-4까지 점수차가 벌어졌다.

타선은 2회 윤동희의 2루타로 시작된 2사 2,3루에서 김성윤의 1루 경합 상황이 가장 아까웠다. 김성윤은 온몸을 던졌고, 린위민의 1루 커버는 다소 늦은 듯했다. 하지만 심판은 아웃을 선언했고, 이번 대회에는 비디오 판독이 없다.

3회 최지훈, 4회 윤동희, 5회 최지훈의 안타가 나왔지만 산발에 그쳤다. 6회는 3자 범퇴였다.

7회에는 대만리그에서 활약중인 구린위양(퉁이)이 등판했다. 한국은 7회는 3자범퇴, 8회 2사 후 노시환의 2루타가 나왔지만 역시 득점과 연결짓지 못했다.

대만 마무리는 류즈룽(보스턴 더블A)였다. 한국은 1사후 안타로 출루한 윤동희가 2루를 랍았지만, 그대로 팀 완봉패라는 굴욕을 당했다.

이로써 한국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예선 1차전 1-2패배, 2019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0대7 패배에 이어 최근 국제대회 대만전 3연패의 수모를 당했다. 항저우 참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항저우(중국)=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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