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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고교야구 '역전의 명수'가 탄생했다. 창단 첫 전국대회 4강의 감격을 뒤로 하고 청룡기 결승 무대까지 올라섰다. 투구수 제한으로 원투펀치가 모두 봉인됐지만, 물금고의 태풍은 막을 수 없었다.
두 팀 공히 창단 이래 첫 전국대회 4강의 경사를 맞아 양교 선수 부모님은 물론 동문회와 지역 체육회까지 총출동, 여름 날씨보다 더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물금고의 종전 전국대회 최고 성적은 2020년 협회장기(현 이마트배) 8강. 올해는 다르다. 창단 최초 주말리그(전반기) 우승에 이어 청룡기 결승 진출까지 이뤄냈다.
8강에서는 3년 연속 청룡기 결승 진출을 꿈꾸던 전통 강호 충암고를 잡았다. 7-3으로 앞서다 7-7 동점이 됐지만, 비 때문에 경기가 중단되는 행운이 따랐다. 다음날 서스펜디드 경기에 에이스 서보한이 출격, 11-9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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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서 영웅이 나타났다. 1학년 투수 조동휘다.
조동휘는 지난 마산고전에서 5회 등판, 5이닝 무실점으로 경기 막판까지 책임지며 대역전극을 이끌었던 주인공이다. 1m70 작은키의 사이드암이 고교야구 공식전 첫 등판에서 '일'을 냈던 것.
이날도 1회 2사에 등판, 또다시 마지막에 몰린 마운드를 책임지게 됐다. 하지만 조동휘는 8회 2사까지 고교야구 제한투구수 105구를 꽉 채우며 7이닝 4실점(2자책)으로 역투, 또한번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경기상고 역시 마운드의 핵심 정세영과 임진묵이 앞서 대구상원고와의 8강전에서 투구수 제한에 걸려 이날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경기상고는 3학년 황재현이 3이닝, 정승윤이 3⅓이닝을 던졌다. 두 투수가 내려간 뒤가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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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물금고는 찬스마다 3번의 병살타가 나오며 흔들리는 듯 했다. 5회말에는 안타에 이은 실책으로 무사 1,3루 위기를 맞았고, 다음 타자의 병살타 3루주자가 홈을 밟아 역전까지 허용했다.
하지만 기적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물금고는 7회초 강도경의 안타, 고승현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2루에서 4번타자 김기환이 중견수 쪽으로 빠지는 동점타를 때려냈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서 고동재 이승주의 연속 적시타, 이재환의 밀어내기 사구, 공민서의 적시타, 상대 투수의 폭투가 줄줄이 이어지며 순식간에 추가 6득점, 9-3까지 내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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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상고는 8회말 2점을 추격했고, 7명의 투수에 이어 2학년 내야수 추세연까지 마운드에 올리며 끝까지 열정을 불살랐다. 하지만 승부를 뒤집진 못했다.
'청룡기 5할타자(17타수 10안타)' 리드오프 공민서가 3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김기환(4타수 2안타 2타점) 고동재(5타수 3안타 2타점)도 맹타를 휘두르며 팀 승리를 뒷받침했다.
공교롭게도 '초짜' 물금고의 청룡기 결승전 상대는 '야구 명문' 장충고-경북고의 승자다. 제 78회 청룡기 결승전은 오는 2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다.
목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