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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야구 실패→한국시리즈 말하는 사령탑. 조심스런 속내 "FA 영입 필요해" [SC포커스]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1-11-01 13:32 | 최종수정 2021-11-01 13:32


2021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롯데 서튼 감독.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10.02/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우리 팀의 한 부분 정도 채워지면, 우리 팀에 큰 도움이 될 거다."

단장이 아닌 감독을 향한 질문. 답변은 조심스러웠지만, 자신감이 담겨있었다.

롯데자이언츠의 2021년 최종 순위는 8위. 2017년 이후 4년만에 염원했던 가을야구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래리 서튼 감독은 부임 이후 52승52패8무를 기록하며 5할 승률을 맞췄다. 선발 박세웅이 든든한 토종 에이스로 거듭났고, 구승민-최준용-김원중으로 이어지는 뒷문은 롯데 역사상 최고라고 부를 만하다. 김도규 김진욱 김민수 등 투타에 걸친 젊은피의 가능성도 확인했다.

그는 "5개월사이 선수들이 많이 성숙해졌다. 팀 정체성도 확립됐다. 얼마나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는지는 많은 데이터로 증명된다. 데이터로 증명할 수 없는(칭찬할만한) 영역도 많다. 특히 마운드의 뎁스가 많이 좋아졌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향후 롯데가 보강할 포인트는 뭘까. 서튼 감독은 "디테일과 꾸준함이 조금 부족하다. 라인업에 조금더 스피드, 운동신경이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선발로테이션도 1~2자리 정도는 조정할 필요가 있다. 불펜에서는 김도규처럼 중간 다리 역할을 해줄 수 있고, 필요하다면 필승조도 맡을 수 있는 선수를 더 발굴해야한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시즌 종료에 앞서 기존 로스터 정리를 마쳤다. 베테랑 노경은-오현택과 작별했다. 민병헌과 송승준은 은퇴를 결정했다.


올겨울 FA가 된 손아섭. 부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1.10.17/
성민규 단장 부임 이후 꾸준히 연봉을 줄이며 내실 다지기에 집중했다. 2019년초만 해도 국내 선수 총 연봉 규모가 100억원을 넘었던 롯데는 꾸준한 감량을 통해 어느덧 절반 수준인 54억원까지 낮췄다.


소위 '단장의 시간'이 왔다. FA를 영입할 타이밍일 수도 있다.

롯데는 타선의 주축으로 활약한 손아섭과 정훈이 FA가 된다. 특히 정훈은 보상선수가 필요없는 C등급 FA다. 타팀 선수 중에는 나성범(NC다이노스) 김재환 박건우(두산베어스) 박해민 백정현 강민호(삼성라이온즈) 장성우 황재균(KT위즈) 최재훈(한화이글스) 등 인상적인 기량을 지닌 선수들이 많다.

현실적으로 구단의 예산은 정해져있다. 2년간 몰아친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타격도 크다.

서튼 감독은 "롯데 그룹과 사장님, 단장님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1군 뿐 아니라 2군도 스카우팅과 전력분석 시스템을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바꿀 수 있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면서 "우리가 가진 자원을 충분히 육성하고 성장시키는게 먼저다. 베테랑 핵심 선수들의 뒤를 받칠 젊은 선수들이 꾸준히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FA 영입을 결정하는 건 단장님이다. 어디까지나 개인 의견"임을 강조하며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우리 팀이 도움될 결정을 내려주실 것"이란 말도 살짝 내심을 드러냈다.


경기전, 롯데 서튼 감독이 선수들에게 선전을 당부하고 있다. 부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1.10.13/
올시즌 롯데는 1년 내내 '중견수 오디션'을 진행했다. 좌익수 전준우, 우익수 손아섭이 뛰어난 타격능력에 비해 수비력이 아쉬운 만큼, 중견수의 중요성이 크다.

시즌초에는 추재현, 중반에는 김재유가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후반에는 신용수가 중용됐다. 하지만 부진과 부상이 겹쳐 누구 하나 자신의 안정적인 위치를 점하진 못했다. 서튼 감독이 밝힌 수비와 스피드 문제를 감안한다면, 여기에 중견수 보강을 더해 박건우와 박해민이 먼저 떠오른다, 지금보다 강력한 공격력을 원한다면 나성범이나 김재환, 김현수 등의 영입도 생각해볼만 하다.

시즌이 끝나도 사령탑은 바쁘다. 곧바로 마무리 훈련이 진행되고, 비시즌 및 스프링 캠프 등 논의할 문제가 산적해있다.

서튼 감독은 "내게 야구가 끝나는 날이란 집에 가는 날을 말한다. 11월 20일쯤 (도미니카공화국의)집으로 돌아가야 비로소 야구 스위치를 끄고 가족 스위치를 켤수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하지만 차기 시즌에 대한 자신감만은 돋보인다. 그는 "내년에는 롯데가 좋은 시즌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 이대호가 아직 한국시리즈에 가지 못했는데, 내년에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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