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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 "공도 못잡는 벨레스터, 기다릴 수 없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6-05-17 18:16


"공도 못 잡고 있다는데, 더 기다릴 수 있겠습니까."

인내심을 발휘할 때가 있고, 그렇지 않을 때가 있다. 때로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삼성 라이온즈는 후자를 택했다. 기약없는 기다림이 아닌 과감한 교체를 선택했다. 9위라는 낯선 순위로 떨어진 팀을 반등으로 이끌기 위한 선택이다. 17일 외국인 투수 콜린 벨레스터의 퇴출을 공식 발표했다. 류중일 감독도 이를 확인했다.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6 프로야구 삼성과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1회말 삼성 벨레스터가 마운드에 오른 포수 이흥련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ngmin@sportschosun.com / 2016.04.15.
류 감독은 17일 포항구장에서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더 기다릴 수 없었다"며 벨레스터를 교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벨레스터는 올해 불과 3경기에만 출격한 뒤 조기 교체되게 됐다. 3경기에서 1승도 챙기지 못한 채 3패, 평균자책점 8.03으로 수준미달의 성적만 남겼다. 그러나 퇴출의 직접적 원인은 부상이다.

벨레스터는 지난 4월15일에 잠실 두산전 때 4⅔이닝 6실점(4자책)을 기록한 뒤 등판하지 못했다. 4월21일 광주 KIA타이거즈 전에 선발로 예고됐었지만,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경기전 등판이 취소됐다. 이후 벨레스터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채 팔꿈치 재활을 진행했지만, 3주가 넘도록 호전되지 않았다. 정상 투구는 커녕 캐치볼도 어려웠다. 류 감독은 "아예 공도 못 만지는 상태라고 하는데, 말 다했지 않나"라며 "만약 부상 이전에 좋은 모습이라도 보였다면 혹시나 하고 기다려볼 수도 있었을텐데 그 전에도 좋은 모습이 아니었다"고 퇴출 이유를 설명했다.

삼성의 선택은 당연한 결과다. 가뜩이나 투수진들의 부상이 많아 비상 체제로 운영이 되고 있는 터라 더 기다리는 건 의미가 없다. 게다가 지금 시점이야말로 반등을 노려볼 때다. 16일까지 9위이긴 하지만, 5위 KIA와는 불과 1경기 차이가 날 뿐이다. 전력이 재정비된다면 충분히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벨레스터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 류 감독은 "조만간 구단에서 공식 발표할 것"이라며 이미 대안이 준비됐음을 시사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올해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뛴 멕시코 출신 아놀드 레온이 물망에 올랐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류 감독은 "이달 안으로는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삼성이 과연 어떤 대안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포항=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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