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맨' 한화 송은범, 올해는 잘할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6-01-28 17:14


"던지는 모습이 괜찮더군."

딱히 아픈 곳도 없고, 구속도 150㎞까지 나온다. 변화구도 나쁘지 않다. 그래서 늘 기대를 받지만, 돌아오는 건 실망스러운 결과뿐이었다. 그를 스타로 만들어준 은사, 김성근 감독조차도 선뜻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진이 벌써 수 년째다.


◇한화 이글스 투수 송은범(오른쪽)이 28일 고치 동부구장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에서 처음으로 불펜 피칭을 소화하고 있다. 공을 던지는 송은범의 옆에서 김성근 감독이 세세한 지도를 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이런 모습 때문에 '미스터리맨'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까지 붙은 한화 이글스 투수 송은범(32)이 과연 부진을 탈출할 수 있을까. 송은범이 어쩌면 마지막 기회인 2016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에서 각오를 다지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캠프 초반에는 꽤 긍정적인 면이 엿보인다.

송은범은 스프링캠프 출발 명단에 들지 못했다. 몸상태가 완전치 않아 지난 15일 인천공항이 아닌 서산 2군전용훈련장으로 내려갔다. 몸상태가 완전하지 않은 선수는 캠프에 데려가지 않겠다는 김성근 감독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 지난해말 결혼식을 올리는 등 개인 일정이 많았던 터라 송은범의 몸상태는 스프링캠프 훈련을 100% 소화하기에는 덜 준비된 상태였다.

그러나 서산 훈련장에서 비교적 일찍 몸을 만들었다. 그 덕분에 송은범은 지난 25일 김태균, 김경언, 최진행, 배영수 등과 함께 고치 캠프에 합류할 수 있었다. 고치 캠프 첫 날밤부터 가볍게 야간훈련을 소화한 송은범은 이튿날부터 본격적인 투수조 훈련에 합류했다.

이어 28일 첫 불펜 피칭에 나섰다. 이날 송은범은 투수진과 함께 동부구장으로 이동해 안영명 송창현 임준섭과 같이 불펜에 들어섰다. 그리고 김성근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약 70개의 공을 힘차게 던졌다. 이어 다른 선수들이 피칭을 마친 뒤에는 김 감독이 직접 맨투맨으로 붙어 송은범의 폼을 교정해줬다. 김 감독은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은 채 송은범의 허리와 다리쪽에 손을 올린 뒤 한참 동안 폼을 교정해줬다.

이날 피칭 지도를 마친 김 감독은 "그래도 앞으로 좋아질 것 같다. 던지는 게 괜찮아졌다"며 송은범에 대한 일말의 기대감을 내보였다. 사실 김 감독의 입장에서도 송은범은 매우 아쉬운 존재다. 지난해 한화에 부임하며 과거 SK 시절 최고의 스윙맨 역할을 했던 송은범을 FA로 잡으며 기대를 걸었지만, 오랜만에 만난 제자는 예전의 그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 그럼에도 김 감독은 신뢰감을 보이며 지난해 송은범에게 모든 것을 맡겼었다. 결과는 처참했다. 송은범은 33경기에 나와 2승9패4세이브를 올렸는데 평균자책점은 무려 7.04나 됐다.

결국 김 감독이 올해 캠프에서는 직접 나서 송은범 교정에 들어갔다. 김 감독은 이날 훈련을 마친 뒤 "예전 방법을 꺼냈다.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더 봐야한다"면서 송은범을 계속 가다듬겠다고 밝혔다. 송은범이 과거 5~6년전 SK에서 보여줬던 실력을 되찾을 수 있을까. 만약 그럴수만 있다면 팀으로서는 엄청난 전력 상승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나 송은범에 대한 성급한 기대는 아직까지는 금물이다. 이제 겨우 불펜 피칭을 한 번 했을 뿐이다. 남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그리고 정규시즌에서의 결과를 더 지켜봐야 할 듯 하다.


고치(일본 고치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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