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타동일(自他同一)이라는 생각을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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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이 자리에서 가장 먼저 '자타동일'이라는 화두를 제시했다. "나와 네가 따로 있는게 아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나만 잘되고, 남은 안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 그러나 이런 이기심을 털어내야 한다. 좋은 팀이라고 하는 것은 자타동일, 즉 '우리가 모두 하나'라는 의식 속에 있어야 한다. 나만 잘되기를 바라지 말고 동료의 실수에 공감하고, 같이 나아지는 걸 생각해야 한다."
남이 아닌 '나 자신'과 비교하라
또한 김 감독은 '비교'와 '시기심'의 본질에 대해서도 선수들에게 강조했다. 김 감독은 "보통 비교라는 단어는 남을 대상으로 삼아서 쓴다. 남과 나를 비교하는 것이다. 다른 팀 선수의 처지와 나의 처지를 비교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진정으로 비교해야 할 대상은 바로 나 자신이다. 나의 어제와 오늘, 오늘과 내일을 비교해서 어떻게 변했는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 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생에서 가장 나쁜 게 결국 남과 자신을 비교하는 것이다. 자꾸 그런 생각을 가지면 남을 시기하고 자신을 비하하면서 야비해질 수 있다. 자기 본질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비교를 하려면 결국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대상으로 하라. 그러면 지금 왜 안되고 있는지, 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알 수 있다. 거기서 발전이 생긴다"면서 "하지만 과거에 잘했다는 걸 내세우면 안된다. 그건 자기를 오히려 죽이는 것이다. 미래 지향적으로 생각하라"고 말했다.
이 강연을 처음 듣는 선수도 있고, 자주 들은 선수도 있다. 그러나 자주 들은 선수들일 수록 강연에 빠져들며 세심하게 메모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주장이자 과거 SK 시절부터 김 감독과 인연을 쌓아온 정근우는 "강연을 듣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수시로 생각해보면서 자기에게 도움이 되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물론 정근우는 노트에 빼곡하게 강연 내용을 적고 있었다.
고치(일본 고치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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