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캠프, '조직력 완성'에 집중하는 이유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6-01-20 16:03


"팀이라는 틀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

지난 15일부터 시작된 한화 이글스의 일본 고치 스프링캠프에서는 '팀'이라는 단어가 늘 강조된다. 사실 훈련 과정에서 '팀 워크'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구단이나 지도자는 없다. 그러나 한화 김성근 감독은 이번 캠프 초반에는 의식적으로 선수들에게 '팀워크'나 '팀스피릿'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시작된 한화 이글스의 고치 스프링캠프에서는 지난해의 '지옥 펑고'같은 개인 훈련 메뉴보다 오히려 팀워크 강화를 위한 패턴 연습이 자주 이뤄지고 있다. 조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김성근 감독의 선택이다. 사진은 지난 15일 인천공항에서 출국하기에 앞서 주장 정근우를 비롯한 선수들과 환담을 나누는 김성근 감독. 인천공항=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01.15/
아무리 선수 개인별로 화려한 면모를 지니고 있더라도 이것이 하나로 모이지 않는다면 차라리 없느니만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의 경험을 통해 김 감독은 또 한번 '팀 워크'의 중요성을 체감했다. 그래서 캠프 초반 훈련의 많은 비중을 '팀워크 다지기'에 할애하고 있는 것.

고치 캠프 도착 이틀째인 16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스프링캠프 훈련에서 한화는 강도높은 체력 훈련과 함께 패턴플레이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4일 훈련-1일 휴식'의 사이클로 진행이 되는 이번 캠프는 지난해와는 약간 다르다. 지난해에는 캠프 초반부터 체력 훈련이나 패턴 플레이보다는 개별 기술 훈련이 많았다. 흔히 말하는 '지옥의 펑고' 수비 훈련이나 심야의 타격 훈련이 주로 이어졌다.

그런데 이번 캠프에서는 수비 및 타격 부문에서 '팀 플레이' 연습이 빼놓지 않고 진행된다. 특히 고치 캠프에는 현재 김태균과 이용규 김경언 등 간판급 타자들이 모두 빠져있기 때문에 오히려 패턴 플레이 연습을 더 많이 진행할 수 있다. 1.5군급 선수들 위주로 팀워크 강화를 위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것.

이를 통해 김 감독은 두 가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하나는 팀 전체의 조직력 강화다. 물론 핵심 선수들이 빠져있지만, 김태균이나 이용규 김경언 등은 굳이 '팀플레이'를 강조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개인 기량을 갖고 있다. 또한 이들은 팀플레이 능력에 관해서도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레벨이다. 대신 현재 고치 캠프에 있는 선수들은 시즌 개막 이후 백업 전력이 많이 포함돼 있다. 개별 기량은 간판급에 비해 떨어지는 게 사실. 대신 이들이 조직적인 팀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면 보다 다양한 작전을 구사할 수 있다. 김 감독은 "어린 선수들의 적극적인 모습이 마음에 든다"면서 "팀을 먼저 생각하면서 움직이는 연습을 반복해서 몸에 익히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끈기의 강화'라는 목적도 있다. 한화는 지난해 시즌 중반 이후 전력이 급격히 떨어지며 순위가 하락했다. 주전급 선수들이 다치고 나자 얕은 백업전력을 여실히 드러냈다. 올해도 이런 상황이 벌어지지 말란 법이 없다. 그래서 이번 캠프를 통해 백업 선수들의 전력을 키워놓는다면 시즌 중반 이후에도 끈기있는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당장 개인 기량의 향상을 기대하긴 무리지만, 여러 선수들이 협력해 강한 상대를 제압하는 방안은 만들어낼 수 있다. 결국 '조직력의 완성'이야말로 이번 캠프의 목적인 셈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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