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막내의 반란?]잘난 선배 NC와의 비교가 부담된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6-01-18 21:37



기자가 묻고 기자가 답한다. 담당기자가 나머지 9개 구단 담당기자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속 시원한 대답을 내놓는다. Q&A 형식. 마지막 순서로 1군 2년차 첫 가을야구에 도전하는 kt 위즈를 전망한다.

Q. 9구단 NC 다이노스와 자꾸 비교가 된다. 이에 대해 어느정도 압박을 받고 있나.

A. 팀 내부적으로 NC와 비교되는 것에 대해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당연히 압박이 있다. NC가 2년차에 가을야구를 했으니, kt도 당연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해야 한다는 얘기들이 현장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그래서 kt는 내부 노선을 정했다. 단시간 내 강해진 NC를 강자로, 선배로 인정하고 그들을 따라가기 위해 노력하자는 것이다. NC를 정복의 대상이 아닌, 롤모델로 삼겠다는 뜻이다. 스프링캠프도 지난해 NC가 개척했던 것처럼 미국에서 1, 2차 훈련을 모두 치른다. 동반자가 됐다.

엄살일 수 있겠지만, 상황은 NC 2년차 때와 다르다. 나성범, 이재학과 같은 확실한 신예 토종 선수 발굴이 되지 않았고 FA, 외국인 선수 영입에서도 다른 길을 걸었다. 공격적 투자를 했던 NC와 달리 kt는 평범한 전력 보강에 그쳤다.

Q. 유한준, 이진영 영입으로 외야진이 차고 넘친다. 교통정리 방안은 무엇인가.

A. 맞다. 당장 1군에서 뛸 수 있는 외야 자원이 많다. 유한준 이진영 김상현 이대형 베테랑 라인에 오정복 하준호 김사연 배병옥 김민혁 등도 버티고 있다. 일단, 가장 유력한 건 좌익수 이대형-중견수 유한준-우익수 이진영이 주전으로 투입되는 것이다. 유한준은 넥센 시절 주포지션인 우익수 말고도 중견수 수비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대형은 지난해 중견수 뿐 아니라 좌익수 자리도 소화해냈다. 이진영은 사실상 우익수밖에 안되기에 이 포진이 가장 현실적이다. 이렇게 될 상황을 대비해 조범현 감독은 김상현 1루 카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외야진이 이렇게 정리될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힘들다. 지명타자 자리를 누군가 채워야 하는데, 외야 베테랑 자원 중 1명이 지명타자가 되면 남은 한 자리를 젊은 선수들이 차지할 수 있다. 또, 이름값으로 주전을 확정짓지 않는 게 조 감독의 스타일이다. 결국, 스프링캠프를 거쳐야 밑그림이 그려질 전망이다. 오정복과 하준호는 조 감독이 가장 눈여겨보고 있는 외야 자원들이기에 충분히 주전 도약 가능성이 있다.


Q. 마무리 보직 결정에 관해 너무 여유를 부리는 것 아닌가. 준비가 안되면 시즌 초반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A. 이는 무릎 부상으로 이탈한 장시환이 안다쳤다고 해도 고민할 문제였다. 사실, 조 감독은 장시환이 건강하다는 전제 하에 올시즌 그를 선발로 전환시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장시환 존재 유무에 관계 없이 새로운 마무리를 찾아야 했다. 그래서 지난 시즌 막판 잘하던 장시환을 중간계투로 돌리고 조무근을 마무리로 시험한 것이었다.

그렇다고 조무근이 새 마무리로 결정된 것도 아니다. 조 감독은 2~3이닝 힘을 잃지 않고, 연투 능력이 있는 조무근은 이기는 경기 필승조로 활약해주는 게 최선의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스프링캠프에서 마무리로 던질 투수가 없다고 판단되면 조무근을 마무리로 확정지을 것이다. 확실한 보험을 들어놓고, 최고의 조합이 무엇인지 찾는 과정을 거친다.

일단, 가장 강력한 후보는 김재윤이다. 직구의 힘은 충분하다. 하지만 변화구가 밋밋해 아직 정상급 마무리로 성장하는데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다. 올해 부활을 예고한 김사율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김사율 본인도 선발, 마무리 가리지 않고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겠다는 각오다.

Q. 지난해 화끈한 공격력으로 팬들에게 어필한 kt다. 올해 팀 컨셉트는 무엇인가.

A. kt가 지난 시즌 공격의 팀으로 어필할 수 있었던 건, 댄블랙의 영향이 컸다. 투수 외국인 카드 1장을 버리고 앤디 마르테-댄블랙 타자 2인 체제를 가동하며 공격력이 좋아졌고, 팀 분위기 반전이 일어났다. 하지만 kt는 이번 시즌 댄블랙을 포기하고 투수 3명을 선택했다. 올해는 노선이 바뀔 것이라는 얘기다.

사실, 지난해 공격 야구는 조 감독이 처음부터 의도하던 바가 아니었다. 처음 영입한 투수 필 어윈, 앤디 시스코의 지독한 부진에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고, 그 반전의 카드로 댄블랙이 선택된 것이다. 하지만 확실한 성적을 내야하는 올해는 3명의 외국인 선발이 안정적으로 돌아가야 한다. 조 감독의 야구 스타일도 공격보다는 마운드와 수비 위주의 야구다.

그렇다고 공격을 포기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60억원을 투자해 유한준을 영입한 게 그 상징이다. 이진영까지 데려오는 행운이 있었다. 유한준과 이진영이 댄블랙의 공백을 메운다면 kt 타선은 절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짜임새가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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