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무색무취 벗나] 타선 키플레이어는 최 정과 정의윤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6-01-17 19:11


올해 SK 중심 타선을 책임질 최 정(왼쪽)과 정의윤. 스포츠조선 DB.

"리더가 없다."

지난해 전지훈련을 마치고 우승 후보로 꼽혔던 SK 와이번스는 힘겹게 5위에 턱걸이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김용희 감독은 7월 말 "팀 타선을 이끌 만한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른바 집단 슬럼프. 부상 선수가 속출하고 개개인의 부진이 길어지면서 총체적 난국에 빠진 상황이었다.

SK는 5월까지만 해도 상위권에서 순위 싸움을 했다. 투타에서 약점이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이후 거침없이 미끄러졌다. 김 감독의 이러한 발언이 나왔을 땐 7~8위를 오가고 있었다. 그는 "홈런이라도 나오면 좋을텐데, 장타도 터지지 않는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결국 올해도 중요한 건 상징적인 존재의 활약이다. 전광판에 박힌 이름만으로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는 타자들이 꾸준해야 한다. 바로 최 정(29)과 정의윤(30). 간판 선수가 침묵하면 팀 분위기도 가라앉는다. 시너지 효과는 고사하고 집단 슬럼프로 이어질 수 있다. 김 감독도 "투수력, 수비력, 기동력 모두 중요하지만 해줘야 할 선수가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정은 지난해 81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5리에 17홈런, 58타점을 기록했다. 팀은 FA 자격을 얻은 그에게 4년 간 86억원의 돈다발을 안기며 매 시즌 20홈런, 80타점 이상을 기대했지만 첫 해부터 부진했다. 그렇다고 큰 부상을 당한 건 아니었다. 이유 없이 아팠다는 게 그의 말이다. 결국 재활군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결장하는 경기가 많아졌다. 그가 없는 타선은 위협적이지 않았다.

정의윤은 '대박'을 칠 가능성을 보였다. LG에서 32경기에 출전해 홈런 없이 타율 2할5푼8리 7타점에 그치다, 트레이드 이후 59경기에서 타율 3할4푼2리에 14홈런, 44타점을 쓸어 담았다. 두 자릿수 홈런과 50타점 이상은 프로 입단 후 처음이었다. 심리적 안정감과 자신감이 맹타로 이어졌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박병호처럼 붙박이 4번 타자로 기회가 보장되자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올 시즌 SK는 이명기-고메즈-최 정-정의윤-이재원-박정권-김강민-조동화-김성현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이 예상된다. 지난해 트리플A에서 3할5푼8리의 타율을 올린 고메즈가 합류하면서 타팀 부럽지 않은 조합을 갖췄다. 관건은 중심타선의 클러치능력과 한 방. 다행히 지난해 득점권 타율이 최 정은 3할2푼6리, 정의윤은 3할7푼9리나 됐다. SK는 이 둘이 144경기에 쉼없이 출전하기만을 바라고 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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