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벤져스 해체 그후]제2의 박병호 찾아야 넥센이 산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6-01-14 21:45


넥센은 박병호가 메이저리그로 떠나면서 타선의 무게감이 확 떨어졌다. 차세대 거포로 주목받는 강지광의 활약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 스포츠조선 DB

강정호에 이어 박병호와의 이별, 넥센 히어로즈로서는 전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특히 간판타자 박병호가 메이저리그로 떠나면서 넥센은 4번 공백이 치명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 시즌 50개 이상의 홈런, 140타점을 보장하는 타자를 내보냈으니 염경엽 감독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예정된 일이었다. 이미 박병호는 풀타임 7시즌을 마치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고 선언했고, 넥센은 선수 본인의 의견을 따르고 적극적으로 도와준다고 했다.

이제 넥센이 할 일은 박병호의 대안을 찾는 일이다. 지난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르며 강팀의 반열에 합류한 넥센은 올해 가을잔치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적어도 박병호의 공백을 최소화해야 올시즌 성적 추락의 폭을 줄일 수 있다. 과연 박병호만한 타자를 당장 키울 수 있을까.

일단 새 외국인 타자 대니 돈이 박병호를 대신해 4번 타순에 기용될 전망이다. 돈은 좌투좌타의 1루수로 연봉 75만달러에 계약했다. 돈은 2006년 드래프트 32라운드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서는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오랜 마이너리그 생활을 거쳐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기 때문에 기량은 상승세에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주로 대타로 23경기에 출전해 타율 1할6푼7리에 3타점을 올렸다. 실력을 평가하기에는 메이저리그 출전 경기수가 작다. 그러나 지난해 트리플A에서는 81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7푼4리, 10홈런, 54타점을 때렸다. 트리플A 커리어하이는 2013년으로 타율 2할5푼8리, 25홈런, 82타점을 기록했다.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돈이 박병호의 빈자리를 꽉 채우기는 힘들다.

토종 타자중에는 윤석민 강지광 임병욱 등이 박병호의 후계자로 꼽힌다. 하지만 올해 당장 박병호만한 타격 실력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다만 넥센은 이들이 어느 정도 실력 향상을 이룰 경우 타선의 무게감을 살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가운데 강지광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강지광은 2009년 LG 트윈스에 입단해 2013년 넥센으로 팀을 옮겼다. 염 감독이 강지광을 주목한 것은 이때부터다. 강지광은 빠른 발에 펀치력도 갖추고 있어 염 감독의 기대감이 남달랐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1군에 출전한 것은 2014년이 처음이고, 지난해에도 13경기 출전해 그쳤다. 지난해 4월에는 훈련 도중 무릎을 다쳐 연골 수술을 받았다. 기대를 받고 시즌을 맞았지만 부상 때문에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지금은 재활 막바지 단계다.

강지광에게는 이번 전지훈련이 매우 중요하다. 우익수가 주포지션인 강지광은 일단 돈의 백업으로 역할이 한정돼 있다. 그러나 지명타자로 나설 수도 있고, 주전 기회는 얼마든지 열려 있다. 전지훈련과 시범경기서 성장세를 보여줘야 시즌 시작부터 기회를 가질 수 있다.

2014년 1차 지명 출신인 임병욱은 지난해 데뷔해 40경기에서 1할8푼6리, 1홈런, 3타점을 올렸다. 올시즌에는 주전 중견수를 맡을 공산이 크다. 넥센 구단이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는 선수다. 거포 스타일은 아니지만 센스를 지니고 있고, 기동력도 갖추고 있다. 강지광과 마찬가지로 전지훈련과 시범경기에서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올해 31세가 된 윤석민의 경우 경험이 많다는 것이 강점이지만 그렇다고 폭발적인 기량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나이는 아니다. 지난해 2할9푼4리의 타율과 14홈런, 71타점을 때린 윤석민으로선 20홈런, 80타점 정도만 올린다면 제 몫을 하는 셈이다.

종합해 보면 박병호의 공백을 어느 한 선수가 메우기는 무척 힘들다. 새 외국인 타자를 중심으로 강지광과 임병욱 등 신예들 및 기존 타자들이 힘을 합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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