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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묻고 기자가 답한다. 담당기자가 나머지 9개 구단 담당기자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속 시원한 대답을 내놓는다. Q&A 형식. 이번에는 '디펜딩 챔피언' 두산 베어스다.
Q. 두산은 아직도 화수분 야구인가?
A. 초보 사령탑이 우승을 차지했다. 그것도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를 거쳤다. 매 단계마다 미디어데이를 장악한 좋은 입담과 두둑한 배짱이 있었고, 용병술에서도 나쁘지 않았다. 기본적인 기 싸움과 선수단 장악력, 그리고 승부처에서 합리적 선택이라는 측면에서 합격점을 줄 만했다. 때문에 존재감이 약하다는 지적은 동의할 수 없다. 물론 사령탑으로서 세부적인 약점들이 있다. 이 부분을 효율적으로 수정하느냐에 따라 올 시즌 그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Q. 모기업 사정, 야구단은 정말 괜찮나
A. 일단 두산의 공식적 반응은 "괜찮다"이다. 재정을 줄이라는 구체적인 지시나 정책이 내려온 것은 없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심리적으로나 분위기 상 압박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김현수의 메이저리그 행이 결정되었을 때 두산 내부에서는 안도의 한숨을 짓는 분위기였다. 한 관계자는 "정말 힘들 뻔 했다"는 얘기를 하기도 했다. 국내에 잔류한다면 김현수를 잡아야 하지만, 모 기업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거액을 쓰기가 엄청나게 부담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즉, 직접적인 자금 압박이 생기거나 지침이 내려진 것은 없다. 하지만, 구단 스스로 알아서 재정을 줄여나가려는 분위기가 매우 짙다.
Q. 우승팀의 갑작스러운 수석코치-2군 감독 교체는 이례적이다. 어떤 것을 노린 결정인가.
A. 많은 의미가 있는 변화다. 일단 지난 시즌 수석코치였던 유지훤 코치는 잔류군 총괄코치로 자리를 옮긴다. 대신 한용덕 코치가 수석 코치 및 1군 투수코치가 됐다. 지난 시즌 초보 사령탑 김태형 감독의 모자란 경험을 보충하기 위해 1955년생(61세) 유지훤 코치를 수석 자리에 앉혔다. 그리고 안정적으로 시즌을 운영했다. 한 수석코치는 지난 시즌 도중 1군 투수코치로 올라온 뒤 능력을 인정받았다. 투수들과의 소통 뿐만 아니라 김 감독과의 호흡도 매우 좋았다. 때문에 '김태형 체제'는 빠르게 자리잡았다. 올 시즌에는 김태형 체제가 안정화됐다는 판단 하에 효율성의 극대화를 위해 코칭스태프를 개편했다. 한 코치가 수석 코치를 맡으면서 투수 코치를 겸임, 김 감독과 좀 더 긴밀한 소통 체제를 마련했다.
Q. 유희관은 피칭 스타일을 바꿀 계획은 없나.
A.시즌 18승을 올린 투수다. 당연히 피칭 스타일을 바꿀 계획은 없다. 최근 3년간 유희관은 선발투수로서 제 역할을 충실히 했다. 더 이상 느린 패스트볼은 걸림돌이 안된다. 이 부분은 입증됐다고 봐야 한다. 더 이상의 구종 추가는 없다. 단, 지난 시즌을 치르면서 나타난 좌타자 약점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하려는 것 같다. 좌타자의 몸쪽 싱커 승부를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이 부분을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집중 연마할 가능성이 높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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