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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감독의 파격 실험, 2016 시즌에도 계속 될까.
KIA의 선전에는 여러 요인이 있었지만, 김기태 감독 특유의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모래알 팀이라고 불리우던 LG 트윈스 감독을 맡아 11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고, KIA에서도 최약체 타선에도 불구하고 상대팀들을 괴롭혔다.
보통, 시즌 성적이 신통치 않으면 차기 시즌 부족했던 분야의 코칭스태프를 바꾸는 등 분위기 전환을 꾀하기도 한다. 하지만 김 감독은 2016 시즌 코칭스태프 전원의 보직을 유지하기로 했다.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지난해부터 추구해온 자신의 야구를 계속해서 이어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 코치들도 더욱 믿음을 갖고 KIA 구단과 감독을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전지훈련 이원화도 새로운 아이템이다. 베테랑 선수들은 힘든 환경의 해외 전지훈련 대신, 국내에 남아 알아서 몸을 만들게 한다. 이렇게 하면 베테랑들은 조금 더 효율적으로 몸을 만들 수 있고, 미국 캠프에서는 젊은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조련할 수 있다.
전에 없던 새로운 시도들이다. 뚝심의 김 감독만이 할 수 있는 도전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사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3피트룰에 항의하다 그라운드에 눕고 3루수 이범호를 포수 뒤에 배치시키는 기묘한 시프트 사용 등으로 화제가 됐다. LG 감독 시절에는 투수 신동훈을 타석에 세우며 무언의 항의를 하기도 했고 2014 시즌 개막전 선발로 김선우 깜짝 카드를 선택하며 화제를 일으켰다.
하지만 김 감독은 어떻게 하면 경기 분위기를 가져오고,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는지 치밀하게 연구하는 지도자다. 전례가 없던 파격적인 선택들 때문에 억울하게 희화화된 측면이 있었지만, 팀을 위해 고민한 결과물이었다.
이런 것들에 대해 맞다, 틀리다 결론을 내리기는 힘들다. 확실한 건, 김 감독의 기조가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점이다. 다가오는 시즌 김 감독의 어떤 파격 야구가 KIA팬들을 웃고 울릴지 궁금해진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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