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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일본 삿포로돔에서 프리미어 12 개막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가 열렸다. 차우찬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삿포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1.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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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는 2010년대 명실상부 최강의 팀이다. 사상 첫 정규시즌 5연패, 또 통합우승 4연패의 금자탑을 세웠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전력에 큰 구멍이 뚫렸다.
마운드는 당장 누가 마무리를 맡아야 하는지, 필승계투조를 어떻게 꾸릴지, 결정이 쉽지 않다. 지난 시즌 구원왕 임창용은 원정 도박 스캔들로 방출됐다. 셋업맨 안지만도 평생 도박꾼 이미지를 안고 가야 한다. 최악의 경우 삼성은 안지만 없이 올 시즌을 버텨야 할 수도 있다. 팀 최대 장점이었던 불펜이,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얘기다.
삼성은 2011년부터 5년간 7회까지 앞선 경기 승률이 단연 1위다. 334승4무12패 9할6푼5리로, 단 12번의 경기만 뒤집혔다. 또한 7회까지 뒤진 경기 승률도 1위다. 36승1무213패(0.145)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이 경기 막판 역전극을 완성했다. 이는 모두 막강한 불펜진이 버티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런 철벽 불펜의 위용을 올해에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선발진에도 물음표가 잔뜩 달렸다. 새 외국인 투수인 앨런 웹스터, 콜린 벨레스터에다 장원삼까지만 확정이다. 베테랑 윤성환은 안지만처럼 경찰 조사를 지켜봐야 한다. 탈삼진왕 차우찬은 마무리로 기용될 가능성이 있다. 류중일 삼성 감독도 11일 시무식에서 "정인욱, 장필준, 최충연, 이케빈을 5선발로 경쟁시킬 것"이라며 "최충연과 이케빈을 빨리 키워서 1군에서 쓰고 싶다"고 했다.
타선에서는 70홈런을 어떻게 메울지가 관건이다. 오프시즌 팀을 떠난 나바로, 박석민의 존재감을 지우는 게 숙제다. 나바로는 지난 시즌 역대 외국인 타자 한 시즌 최다인 48홈런을 폭발시켰다. 박석민은 붙박이 5번으로 출전해 26홈런을 때렸다. 이를 합하면 74홈런. 구단은 새 외인 타자 아롬 발디리스가 나바로만큼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그는 2008년부터 일본에서 뛴, 아시아 야구 경험이 풍부하다. 다만 박석민의 파워와 클러치능력을 대체할 수 있는 토종 자원은 팀 내에 없다. 코칭스태프도 감안하고 있는 부분이다.
결국 삼성은 플러스 요인은 거의 없고, 마이너스 요인만 가득하다. 객관적인 전력상 더 이상 우승 후보가 아니라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외야에 최형우 배영섭 박한이 박해민 구자욱 등 주전급 야수가 무려 5명이나 포진하고 있지만, 다른 포지션은 특출나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마운드가 큰 고민거리다. 차우찬을 중심으로 한 재편이 불가피해 보이는 가운데 심창민 정인욱 등 어린 선수들이 성장해줘야 한다. 류 감독도 "차우찬이 프리미어12에서 기량은 물론 자신감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 2016년은 차우찬의 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다른 부족한 점을 메우기 위해 트레이드를 추진하고 있다. 투수쪽에 출혈이 생기니까 마운드쪽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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