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야구만할까]담당기자 Q&A 9번 이병규의 앞날은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6-01-10 12:25 | 최종수정 2016-01-11 06:12


기자가 묻고 기자가 답한다. 담당기자가 나머지 9개 구단 담당기자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속 시원한 대답을 내놓는다. Q&A 형식. 그 네번째, LG 트윈스편이다.


9번 이병규가 올해 1군에서 몇 경기를 뛸 수 있을까. 스포츠조선DB
Q.이병규(9번)가 올해 1군 경기에서 뛰는 모습을 볼 수 있나.

A.매우 어려운 질문이다. 일부에선 "미래가 너무 뻔한 거 아니냐"는 얘기도 한다. 등번호 9번 이병규는 LG 최고참 선수다. 일본 주니치에서 4년을 뛴 걸 제외하고 선수 생활의 전부를 LG에서 했다. 방망이로 맞히는 재주는 타고 났다는 걸 누구나 인정한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2년 동안 몸이 자주 아팠다는 것이다. 햄스트링이 계속 안 좋았다. 성적은 곤두박질쳤다. 타율은 2할 초중반, 경기 출전수는 줄었다. 이름값이 높은 선수가 1군에서 확실한 역할이 없으면 안 좋은 소문이 돌 수밖에 없다.

양상문 LG 감독은 최근 이병규를 1군의 미국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대신 이병규는 2군과 함께 대만 전지훈련을 떠난다. 양 감독은 이병규가 좋은 몸상태를 유지하고 경기력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2차 일본 오키나와 훈련에 합류시키겠다고 했다. 이병규의 올해 나이 42세. 이번 시즌을 끝으로 FA 계약이 끝난다. 처음도 그렇지만 마지막을 좋게 정리하는게 중요하다. 현재 LG 구단 분위기를 감안할 때 이병규가 올해 1군에서 많은 경기를 뛰기는 어려워 보인다.

Q.이상훈 효과 어느 정도일까.

A.레전드 출신 이상훈 코치가 지난해말 LG로 돌아와 받은 직책은 초대 피칭 아카데미 원장이다. LG 구단이 이상훈 원장을 두산 베어스에 양해를 구하고 영입한 건 젊은 투수들을 잘 육성하고 싶어서 였다. 백순길 LG 단장이 이 작업을 주도적으로 했다. 이상훈 원장은 올해 가능성이 보이는 유망주 4명 정도를 전담해서 집중적으로 가르칠 예정이다. 따라서 관심이 집중되는 1군과는 떨어져 있게 된다. 이상훈 영입 효과를 단 기간에 기대하는 건 무리일 수 있다. 하지만 이상훈 영입에 대한 평가는 한 시즌 안에 내려질 수 있다. 두산 시절엔 2군에서 성장해 올라온 이현호 진야곱 등 좌완 투수들이 이상훈 당시 코치의 도움이 컸다는 말을 많이 했었다.

Q.정성훈은 왜 2차 드래프트 40인 보호 명단에 넣었나.

A.40인 보호 명단에 대해 LG 구단은 확인을 안 해준다. 대신 다른 구단을 통해 간접 확인할 수 있다. LG는 지난해 11월말 2차 드래프트에서 이진영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kt 위즈는 전체 1순위로 이진영을 찍어 데려갔다. 그 당시 보호 명단에 정성훈은 포함됐다. 정성훈은 이진영과 나이(36세)가 같고, FA로 같은 해에 LG로 왔다. 정성훈은 지난해 9월 주차장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정성훈을 보호 명단에 포함한 이유는 간단하다. 아직 쓸모가 있다고 본 것이다. 정성훈은 1루수, 3루수, 지명타자가 가능하다.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보이는 부분을 감안한 것이다.

Q.LG 선수단 내규 강하다? 약하다?

A.과거 LG 선수단을 두고 "조직력이 모래알 같다"고 했다. "선수단에 위계 질서가 없고 선후배가 한데 뭉치지 않고 따로 논다"는 소문이 많았다. 해를 거듭할수록 그 소문의 정도는 약해졌다. 고참들은 "LG 후배들이 너무 순둥이 처럼 착하다"고 했다. LG 선수단은 그동안 야구를 잘하는 몇몇 고참들의 영향력이 컸다. 야수 '빅4(이병규 박용택 이진영 정성훈)'와 투수 봉중근 등이다. 후배들은 기량 면에서 치고 올라오는 속도가 너무 늦었다. 박병호(넥센→미네소타) 같은 유망주는 LG를 떠난 후 가능성이 폭발했다. LG 선수단이 내규가 다른 구단에 비해 특별히 센 건 없다. 야구를 잘 하는 나이 어린 선수들이 많아지면 팀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좋은 방향으로 흐를 것이다.

Q.LG 주장 류제국이 뭘 의미하나. 이제 주눅 탈출?

A.우완 선발 류제국(33)이 최근 새 주장에 뽑혔다. 박용택 봉중근 이병규(7번) 손주인과의 투표전에서 류제국(160여명 중 89표 획득)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류제국은 젊은 선수들의 많은 지지를 받았다고 한다. 덕수고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류제국은 성격이 '쿨'하다. '보스' 기질도 있다. 주장이 류제국으로 바뀌었다고 해서 LG의 팀 경기력이 하루 아침에 올라가는 건 아니다. 또 팀 분위기가 확 달라질 것도 없다. 그렇지만 2000년대 이상훈 이후 처음으로 투수 파트에서 주장이 된 건 의미가 있다. LG 야구단 전체에서 선수단의 분위기 쇄신을 기대한다는 걸로 해석할 수 있다. LG의 젊은 선수들이 내무 생활 속에서 좀더 활발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주장에게 전달할 수도 있겠다. 기존 고참 선수들이 류제국에게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

Q.외국인 선수 실패 멈추나.

A. LG는 지난해 외국인 타자 한나한을 부상으로 중도에 교체했다. 한나한은 허벅지와 허리가 좋지 않아 기대했던 3루 수비를 단 한차례로 보여주지 못했다. 대체로 영입한 히메네스는 한 차례 슬럼프에 빠졌다가 시즌 말미에 되살아 났다. 우완 선발 루카스는 마운드에서 다혈질적인 성격을 보였고, 팀 동료들과 불협화음을 일으켰다. LG는 검증된 선발 소사, 히메네스와 일찌감치 재계약했다. 소사는 최소 10승 이상이 가능한 확실한 선발 투수다. 히메네스는 3루 수비는 인정을 받았고, 타격은 올해 다시 검증을 받아야 한다. LG는 외국인 투수 한 명의 영입을 두고 장고에 들어가 있다.

Q.외국인 투수 영입이 왜 이렇게 늦어지나.

A. "기량이 뛰어난 외국인 투수를 영입하겠다"는 게 LG 구단의 입장이다. 소사 루카스 이상을 기대한다. 그런데 메이저리그 팀들의 스토브리그 선수 구성이 늦어지면서 연쇄적으로 LG 구단도 기다림이 길어지고 있다. 영입 리스트에 올라 있는 선수가 결정을 내려주길 기다리고 있는 단계다. 일부에선 LG 구단이 지난해말 접촉했던 선수가 갑자기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하면서 영입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소문이 돌았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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