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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양상문 LG 감독이 마지막에 웃을 수 있을까. 지난 2년은 양 감독에게 롤러코스트였다. 2014년 '나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강하다'는 피켓 문구처럼 양 감독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꼴찌로 처진 팀을 끌어올려 극적인 4위로 포스트시즌을 경험시켰다. 양 감독에게 찬사가 쏟아졌다. 2015년은 굴곡진 한해였다. 팀이 망가져 흔들리는 상황에서 이렇다할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신생팀 kt가 부동의 꼴찌, LG는 부동의 9위였다. 온갖 비난이 날아들었다.
사령탑이 온전히 중심을 잡고 시즌을 헤쳐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양 감독은 지난 6일 구단 신년하례식에서 색다른 신년사를 했다. "올해는 야구만 하자." 지난해 치욕스런 한해였는데 올해는 야구만 하고, 야구만 생각하고, 야구만 잘하자고 했다. 야수는 득점권에서 100%에 가까운 득점을 올리고, 투수들은 공 하나하나에 혼을 실어달라고 주문했다.
LG는 팀분위기가 상당 부분 바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주장 이진영을 2차 드래프트로 풀었다. 이진영은 kt로 이적했다. 이병규(9번)도 보호선수에서 제외시킨 바 있다.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체질개선과 더불어 더 많이 뛰고, 더 희생하는 '원 팀'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양 감독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양 감독은 "올 한해를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시즌에 임할 것이다.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다"고 했다. 지난 2년간 부드러움과 인자함으로 팀을 이끌었던 양 감독. 올해는 독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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