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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 동안 암흑기였다. 이 기간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고, 두 번 최하위의 수모를 당했다. 전력 자체보다도 선수들의 정신력과 프런트의 구단 운영이 한때 명문이었던 LG의 위상을 떨어뜨린 요인으로 꼽혔다. 그랬던 LG는 2013년 김기태 감독의 지휘 아래 응집력을 발휘하며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페넌트레이스 2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라 플레이오프에서 두산 베어스에 무릎을 꿇어 한국시리즈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11년만에 가을잔치 무대를 밟아 LG 팬들의 오랜 숙원을 풀어줬다. 2014년에도 LG는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4강 경쟁을 벌인 끝에 가을잔치에 나갔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른 LG는 90년대 황금기를 재현할 듯한 기세를 과시했다.
11일 현재 전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 구성도 마치지 않은 상황이다. 헨리 소사와 루이스 히메네스의 재계약은 확정했으나, 나머지 투수 한 명을 놓고 고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점상 수준급 외인을 데려오기는 힘든 상황이다. 마운드는 그래도 다른 팀과 비교해 뒤지지 않아 다행이다.
문제는 타선이다. 지난해 팀평균자책점은 4.62로 NC 다이노스 다음으로 좋았다. 그러나 팀타율은 2할6푼9리로 9위, 팀홈런은 114개로 10위, 팀 OPS(출루율+장타율)는 0.738로 9위에 그쳤다. 그렇다고 기동력과 수비가 강한 팀도 아니었다. 팀도루 5위, 실책율 6위. 경기당 득점이 팀평균자책점보다 작은 4.53점이었으니 투타 밸런스가 10개팀중 최악이었던 셈이다.
히메네스는 지난 시즌 도중 들어와 70경기에서 타율 3할1푼2리, 11홈런, 46타점을 날리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144경기를 풀타임으로 뛴다면 산술적으로 20홈런과 90타점 이상을 올릴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 셈. 그러나 풀타임 활약이 단순 계산처럼 쉬운 것은 결코 아니다. 간판타자 박용택이 지난해 활약(18홈런, 83타점)을 이어간다 해도 그와 중심에서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는 타자가 있어야 한다. 물론 4번타자 후보 이병규(배번 7)가 커리어하이였던 2014년(16홈런, 87타점)보다 성장한다면 더없이 반갑다.
결국 올해도 LG는 투수진이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수비와 다양한 작전, 기동력으로 승부를 걸 수 밖에 없다. 물론 긍정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선발 류제국과 우규민이 건강한 몸상태로 시즌을 맞을 수 있고, 봉중근이 선발진에 합류함에 따라 로테이션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전망이다. 불펜진서 이동현이 건재하고 윤지웅 신재웅 임정우 등도 안정감을 보여줄 수 있다. 마무리로 꼽히는 정찬헌의 성장도 기대된다. 야구는 투수 놀음? 타선이 어느 정도 뒷받침됐을 때 할 수 있는 말이다. 현재 LG의 객관적 위치는 최하위권에 속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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