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야구만할까]진짜 꼴찌후보인가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6-01-10 15:34 | 최종수정 2016-01-11 06:12


LG 트윈스의 2016년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스토브리그서 전력 보강에 실패한데다 포텐셜을 터뜨린 후보도 마땅치 않다. 마운드는 정상급으로 평가받지만,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고 늘 말하기는 힘들다. 지난 6일 시무식에서 선수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는 양상문 감독.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LG 트윈스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 동안 암흑기였다. 이 기간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고, 두 번 최하위의 수모를 당했다. 전력 자체보다도 선수들의 정신력과 프런트의 구단 운영이 한때 명문이었던 LG의 위상을 떨어뜨린 요인으로 꼽혔다. 그랬던 LG는 2013년 김기태 감독의 지휘 아래 응집력을 발휘하며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페넌트레이스 2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라 플레이오프에서 두산 베어스에 무릎을 꿇어 한국시리즈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11년만에 가을잔치 무대를 밟아 LG 팬들의 오랜 숙원을 풀어줬다. 2014년에도 LG는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4강 경쟁을 벌인 끝에 가을잔치에 나갔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른 LG는 90년대 황금기를 재현할 듯한 기세를 과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LG는 64승78패2무로 9위에 그치며 또다시 팬들을 실망시켰다. 5월부터 하락세로 빠져들었고, 올스타 브레이크때 이미 5위와의 격차가 7경기로 벌어졌다. 후반기 들어 안간힘을 써봤지만 9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LG는 스토브리그서 큰 돈을 쓰지 않았다. FA 포수 정상호를 데려온 것이 전부였다. LG의 약한 포지션 가운데 하나인 포수 자리에 경험 많은 정상호를 붙박이로 앉히게 된 것은 고무적이지만, 마운드나 타선 보강은 눈에 띄는 것이 없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한 한화 이글스, KIA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가 대폭적인 전력 향상을 꾀한 반면 LG는 조용한 행보를 이어갔다. 이 때문에 올시즌 LG는 kt 위즈와 함께 최하위권으로 분류되고 있다.

11일 현재 전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 구성도 마치지 않은 상황이다. 헨리 소사와 루이스 히메네스의 재계약은 확정했으나, 나머지 투수 한 명을 놓고 고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점상 수준급 외인을 데려오기는 힘든 상황이다. 마운드는 그래도 다른 팀과 비교해 뒤지지 않아 다행이다.

문제는 타선이다. 지난해 팀평균자책점은 4.62로 NC 다이노스 다음으로 좋았다. 그러나 팀타율은 2할6푼9리로 9위, 팀홈런은 114개로 10위, 팀 OPS(출루율+장타율)는 0.738로 9위에 그쳤다. 그렇다고 기동력과 수비가 강한 팀도 아니었다. 팀도루 5위, 실책율 6위. 경기당 득점이 팀평균자책점보다 작은 4.53점이었으니 투타 밸런스가 10개팀중 최악이었던 셈이다.

LG는 올해도 "이것 때문에 LG 공격력은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박차를 가한 리빌딩을 지속하면서 유망주들의 등장을 기다려야 한다. 냉정하게 말해 성적은 운에 맡겨야 한다. 해결사 부재 때문에 또 어려움을 겪을 공산이 크다. 중심타선에서 한 방 날릴 수 있는 타자가 없다. 간단히 말해 같은 잠실구장을 쓰는 두산이 김현수라는 걸출한 타자를 배출한 것과 달리 LG는 최근 몇 년 동안 팀을 대표하는 타자를 만들지 못했다.

히메네스는 지난 시즌 도중 들어와 70경기에서 타율 3할1푼2리, 11홈런, 46타점을 날리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144경기를 풀타임으로 뛴다면 산술적으로 20홈런과 90타점 이상을 올릴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 셈. 그러나 풀타임 활약이 단순 계산처럼 쉬운 것은 결코 아니다. 간판타자 박용택이 지난해 활약(18홈런, 83타점)을 이어간다 해도 그와 중심에서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는 타자가 있어야 한다. 물론 4번타자 후보 이병규(배번 7)가 커리어하이였던 2014년(16홈런, 87타점)보다 성장한다면 더없이 반갑다.

결국 올해도 LG는 투수진이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수비와 다양한 작전, 기동력으로 승부를 걸 수 밖에 없다. 물론 긍정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선발 류제국과 우규민이 건강한 몸상태로 시즌을 맞을 수 있고, 봉중근이 선발진에 합류함에 따라 로테이션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전망이다. 불펜진서 이동현이 건재하고 윤지웅 신재웅 임정우 등도 안정감을 보여줄 수 있다. 마무리로 꼽히는 정찬헌의 성장도 기대된다. 야구는 투수 놀음? 타선이 어느 정도 뒷받침됐을 때 할 수 있는 말이다. 현재 LG의 객관적 위치는 최하위권에 속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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