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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묻고 기자가 답한다. 담당기자가 나머지 9개 구단 담당기자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속 시원한 대답을 내놓는다. Q&A 형식이다. 제3탄, 롯데 자이언츠편이다.
Q. 지난해 메리트 파동으로 인해 선수단이 홍역을 앓았다. 재발 방지책은 있나?
A. 프로팀으로서 있을 수 없는 부끄러운 일이 발생했었다. 당시 롯데는 이창원 사장이 '각 구단의 메리트 시스템을 모두 종합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이 사장이 직접 시스템을 살핀 후, 지방 A 구단의 시스템대로 바꿔줄 것을 지시했다. 액수 규모로 따지면 10개 구단 중 2위 수준의 A팀이었다. 이 말인 즉슨, 이 때까지는 구단 수뇌부에서 실무 처리가 어떻게 되는지 자세히 몰랐다는 뜻이다. 밑에서 보고가 올라오면 결재를 해주는 식이었다. 이 때부터 수뇌부가 실무에 더욱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현장에서 원하는게 무엇인지 듣고,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면 들어주는 식으로 문화가 바뀌는 계기가 됐다. 따라서, 이러한 파동이 다시 일어날 일은 없을 듯 하다. 물론, 올시즌부터는 각 구단들이 메리트 시스템을 없애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메리트에 대한 문제는 더더욱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A. 먼저 타자 짐 아두치. 지난해 타율 3할1푼4리 28홈런 106타점 105득점 24도루를 기록했다. 골든글러브를 받았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엄청난 성적. 냉정히 아두치는 지난해 성적이 맥시멈이라고 보는게 맞겠다. 때문에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성적, 아니면 조금 떨어지는 성적을 낸다고 해도 성공이라고 봐야 한다. 3할 중반대의 타율을 기록하기에는 변화구에 대한 약점이 있고, 40홈런을 치기에는 파워의 한계가 있는 스타일이다. 다만, 어느 타순에 배치되는지에 따라 분야별 성적이 조금씩은 달라질 수 있다. 올해는 붙박이 4번이 예상되는데, 그렇다면 타율과 득점은 조금 떨어져도 홈런과 타점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투수 조쉬 린드블럼은 워낙 좋은 선수다. 13승11패, 지난해 승운이 따르지 않아 13승에 그쳤다고 본다. 손승락-윤길현이 영입됐으니 15승 이상은 무난히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브룩스 레일리는 우타자 상대 약점, 많이 노출된 투구 패턴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인데 지난해 11승과 비교해 비슷한 10승 언저리 승수를 책임져주지 않을까 예상한다. 시즌 초반 꼬이면 그보다 못한 성적이 날 수도 있다.
Q. 손아섭과 황재균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놓고 극심한 신경전이 있었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사실인가? 결국 두 사람 모두 잔류하게 됐는데, 팀워크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나?
A. 전혀 사실무근이다. 모양만 봤을 때는 당연히 두 사람의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 하지만 두 사람은 친하다. 야구에 대한 욕심이 엄청나고, 팀 내에서 비교적 어린 나이에 일찍부터 스타 플레이어로 성장해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 물론, 순서가 정해지기 전 서로 신경을 썼을 수는 있지만 등을 지고 하는 일은 없었다. 오히려 이번 도전 과정에서 서로 얘기를 나누며 돕는 모습을 보였다. 만약, 손아섭이 도전을 하려는데 황재균이 뒤늦게 방해를 하는 식이었다면, 문제가 있을 수 있었다. 하지만 황재균도 일찍부터 메이저리그 진출을 준비해왔다. 두 사람은 이전부터 서로의 꿈이 일치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누가 먼저 도전 의사를 밝히느냐의 차이였기 때문에 누구 한 명이 크게 억울할 일은 아니었다.
두 사람의 잔류는 롯데에 엄청난 전력 상승 요인이다. 민망함은 잠깐이다. 두 사람이 팀을 위해 살신성인 해 좋은 팀 성적으로 연결된다면 메이저리그 도전 얘기는 하나의 추억거리로 남을 것이다.
Q. 시즌 중 이동걸-황재균 빈볼, 시즌 뒤 최영환 영입으로 한화와 앙숙이 된 느낌이다. 선수단, 코칭스태프, 프런트 생각은?
A. 롯데 A 선수는 "당시 빈볼 사건이 났을 때는 선수단 사이에서 다음 경기에 '무조건 이기자'라는 분위기가 형성됐었다"고 말했다. 이종운 전 감독도 한화전을 앞두고는 선수단 미팅 때 "한화는 꼭 이기고 싶다. 힘내자"라고 얘기했다고 한다. 양 구단 홍보팀 관계자 사이에서는 '그쪽 구단발 기사 내용이 너무 자극적인 것 아닌가'라며 서운한 표시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모두 지난 일. A 선수는 "그 당시 감정일 뿐, 이제는 다 지나간 일이다. 그 때 일이 새로운 시즌까지 연결될 일은 없다"고 밝혔다. 롯데 B 프런트도 "이런 일로 서먹해지고 하는 일은 없다"고 했다.
최영환 영입 과정에서 롯데도 한화와의 관계 악화를 고려하지 않은 건 아니다. 하지만 다각도로 검토한 결과 롯데의 영입이 한화에 큰 피해를 끼치거나, 신경을 건드리는 일이 아니라고 판단 내렸다. 최영환 본인에게 '한화와 다른 얘기가 돼있는 것 아닌가'라고 몇 번이나 확인했는데 '그런 건 없다'는 답을 들었다. 이는 한화쪽이 명백하게 선수 유출에 대한 빌미를 제공한 것이다. 롯데는 영리한 일처리를 했을 뿐이다. 이를 가지고 한화가 서운해 한다면 이는 프로의 자세가 아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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