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혼의 질은 충분히 입증했다. 이제 '뭉치'는 지속성만 보여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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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도 한마음이 됐다. 주장 김태균의 주도로 스프링캠프 훈련 모자 챙에 정현석의 별명인 '뭉치'를 써넣었다. 몸은 떨어져있어도 마음은 늘 함께 한다는 의지, 그리고 건강한 복귀를 한뜻으로 기다린다는 응원. 정현석은 그런 동료들의 응원을 먹고 힘을 냈다.
그리고 기적과 같은 일이 벌어졌다. 정현석은 약 9개월에 걸친 재활로 암을 극복한 뒤 8월5일 인천 SK전 때 건강한 모습으로 그라운드에 돌아왔다. 수술로 위의 일부분을 잘라냈고, 그에 따라 식이요법을 병행하느라 살이 쏙 빠져있었지만 더 이상 '병마'의 그림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전까지 정현석의 기록에 비춰보면 괄목할 만한 진화다. 2007년 한화 신고선수로 입단한 정현석은 통산 타율이 2할6푼8리 밖에 안된다. 무엇보다 6시즌 동안 366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다. 시즌당 61경기 꼴. 완벽한 1.5군급 백업선수라는 의미다. 그나마 2013년에 121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7리(356타수 102안타)를 기록한 게 지금까지 커리어 하이다.
하지만 지난해 힘겨운 과정 속에서 정현석은 오히려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다행히 2016시즌은 정상적인 준비를 거쳐 처음부터 풀타임 시즌을 치를 수 있게 됐다. 정현석은 이미 마무리캠프도 건강하게 완수해냈다. 이제 스프링캠프를 거쳐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뭉치'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과연 정현석은 2013시즌을 뛰어넘는 개인 최고의 한 해를 만들 수 있을까. 큰 고비를 넘긴 정현석에게는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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