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새 마무리 2파전...김영민이냐, 김택형이냐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6-01-06 07:01


넥센 히어로즈 새 수호신으로 김세현과 김택형이 거론되고 있다. 스포츠조선 DB.

개명한 파이어볼러 김세현(29)이냐, 미래의 양현종을 꿈꾸는 김택형(20)이냐.

넥센 히어로즈는 현재 마무리 자리가 공석이다. FA 손승락이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했고, 유력한 후보 조상우는 선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또 홀드왕 출신 한현희도 팔꿈치 수술을 받아 당장 누가 뒷문을 책임져야 하는지 감이 오질 않는다. 그동안 3명에 대한 의존도가 워낙 컸기 때문에 새 불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야구인이 꽤 된다.

염경엽 넥센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도 머리가 아프다. 올해 성적에 대한 주변의 기대치가 낮은 만큼, 부담이 덜 하다고 볼 수 있지만 '4강 탈락'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일단은 2파전이다. 김세현과 김택형이 새로운 마무리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염 감독은 조만간 면담을 통해 한 명의 클로저를 확정할 예정. 그는 "본인이 싫다면 시키지 않을 것이다. 투수는 아주 예민하기 때문에 던지고 싶은 곳에서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세현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친숙한 김영민의 이름을 버렸다. 기세 세(勢), 옥돌 현(玹)을 한자로 쓰며 단단해지겠다는 마음을 이름에 담았다. 지난해 9월, 아팠기 때문이다. 배탈 증세가 나 병원을 들렀는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아 포스트시즌도 치르지 못하고 치료에만 전념했다. 다행히 지금은 괜찮은 상태. 아직 공을 만지지 않고 있지만, 구위가 급격히 떨어질 일은 없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말이다.

김세현의 최대 장점은 스피드다. 마음만 먹으면 150㎞ 중반대의 직구를 꾸준히 뿌리는 KBO리그에 몇 안되는 파이어볼러다. 다문 제구가 아쉽다.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려 볼넷을 내주거나 안타를 허용하는 안 좋은 패턴의 반복이다. 지난 시즌에도 9월5일 SK전에서 생애 첫 완봉승을 거뒀기도 했지만 57경기(90⅓이닝)에서 4승5패 6홀드 평균자책점 4.38을 기록했다. 갖고 있는 재능에 비해 성적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새가슴'이라는 평도 내놓는다. 매년 캠프에서 주목받다가 결국 평범한 선수 중 한 명이 되는 건 약한 멘탈 탓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염 감독은 "김영민과 조상우의 멘탈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조상우가 성공 경험이 더 많기 때문에 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김영민이 시즌 초반만 버텨준다면 20세이브 이상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전망이 구단 내에서 나오고 있다. 염 감독도 지난 시즌 "절대 만만한 공이 아니다. 김영민이 자신의 야구 인생에서 커리어하이를 찍을 때가 왔다"는 말을 자주 했다.

또 다른 마무리 후보 김택형은 96년생이다. 왼손 투수로 140㎞ 후반대의 직구를 던지고 슬라이더가 있다. 롯데 황재균은 일전에 "젊은 왼손 투수 중에 A급 투수로 성장할 선수가 두 명 있다"고 했는데, 한 명이 함덕주(두산), 다른 한 명은 김택형이었다. 그는 신예 치고 배짱도 두둑한 편이다.

다만 너무 어린 것이 걸림돌이다. 1군을 경험한 것도 지난해가 처음이다. 넥센은 그동안 손승락이 뒤에서 확실히 무게 중심을 잡아주며 한현희와 조상우가 성장할 수 있었는데, 김택형도 마지막 투수가 되기에는 조금 빠르다는 지적이다. 그는 또 입단 때부터 팔꿈치가 썩 좋지 않아 관리가 필요한 투수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