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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명한 파이어볼러 김세현(29)이냐, 미래의 양현종을 꿈꾸는 김택형(20)이냐.
김세현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친숙한 김영민의 이름을 버렸다. 기세 세(勢), 옥돌 현(玹)을 한자로 쓰며 단단해지겠다는 마음을 이름에 담았다. 지난해 9월, 아팠기 때문이다. 배탈 증세가 나 병원을 들렀는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아 포스트시즌도 치르지 못하고 치료에만 전념했다. 다행히 지금은 괜찮은 상태. 아직 공을 만지지 않고 있지만, 구위가 급격히 떨어질 일은 없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말이다.
김세현의 최대 장점은 스피드다. 마음만 먹으면 150㎞ 중반대의 직구를 꾸준히 뿌리는 KBO리그에 몇 안되는 파이어볼러다. 다문 제구가 아쉽다.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려 볼넷을 내주거나 안타를 허용하는 안 좋은 패턴의 반복이다. 지난 시즌에도 9월5일 SK전에서 생애 첫 완봉승을 거뒀기도 했지만 57경기(90⅓이닝)에서 4승5패 6홀드 평균자책점 4.38을 기록했다. 갖고 있는 재능에 비해 성적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또 다른 마무리 후보 김택형은 96년생이다. 왼손 투수로 140㎞ 후반대의 직구를 던지고 슬라이더가 있다. 롯데 황재균은 일전에 "젊은 왼손 투수 중에 A급 투수로 성장할 선수가 두 명 있다"고 했는데, 한 명이 함덕주(두산), 다른 한 명은 김택형이었다. 그는 신예 치고 배짱도 두둑한 편이다.
다만 너무 어린 것이 걸림돌이다. 1군을 경험한 것도 지난해가 처음이다. 넥센은 그동안 손승락이 뒤에서 확실히 무게 중심을 잡아주며 한현희와 조상우가 성장할 수 있었는데, 김택형도 마지막 투수가 되기에는 조금 빠르다는 지적이다. 그는 또 입단 때부터 팔꿈치가 썩 좋지 않아 관리가 필요한 투수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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