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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즌은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kt 위즈는 이 선수의 부활이 정말 필요하다. 베테랑 투수 김사율 얘기다.
하지만 100% 만족할만한 전력이라고 할 수는 없다. 아쉬운 부분이 분명히 있다. (포수 장성우의 50경기 공백은 논외로 하자.) 투수쪽에 집중돼있다. 일단 외국인 선발 3명 이후 4, 5선발 요원이 확실치 않다. 엄상백 정대현 등이 후보로 거론돼지만 확실히 신뢰할 수 있는 자원들은 아니다. 중간-마무리도 마찬가지. 장시환의 부상 공백이 뼈아프다. 지난해 시즌 막판 마무리로 던져준 조무근이 핵심인데, 조범현 감독은 조무근을 1이닝 마무리보다는, 이기는 경기 2이닝 정도를 확실히 책임져주는 전천후 투수로 활용하고 싶어 한다. 그러면 마무리 자리 주인공이 마땅치 않다. 또, 양적으로도 김재윤-홍성용 필승조 외에 믿을만한 불펜 자원이 더 필요하다.
김사율이 중요한 이유, 이 두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전천후 카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으로서 선발이든, 중간이든, 마무리든 어떤 자리에서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다.
하지만 칭찬에 인색한 조 감독이 김사율 칭찬을 입에 마르도록 하고 있으니 올시즌 기대를 걸어볼 만 하다. 조 감독은 어린 선수들만 참가한 익산 마무리캠프에서 열과 성을 다해 공을 던진 김사율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다. 특히, 하체를 쓰는 투구 밸런스를 몸에 익힌 김사율의 구위 자체에 깜짝 놀랐다. 조 감독은 "김사율은 선발이든, 중간이든 어디에서라도 제 역할을 무조건 잘 해낼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사율은 프런트에게도 인기 만점. 지난 연말 kt 선수단은 1박2일 일정으로 팀 워크샵을 실시했는데, 김사율이 어린 후배들의 조장이 돼 여러 프로그램에서 솔선수범했다고 한다. 현장 교육을 위해 찾은 kt 본사 직원들이 후한 평가를 내리며 워크샵 특별상을 수상했다. kt 관계자는 "주장 박경수와 함께 후배들을 위해 정말 열심히 교육에 참가하더라. 투수조 리더가 누구인지 확실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어린 투수들이 많은 kt 마운드에는 구심점이 꼭 필요하다. 김사율이 지난 시즌에는 성적 부진으로 인해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지만, 그가 롯데 시절 주장을 맡을 때처럼 리더 역할을 한다면 kt 마운드는 더욱 단단해질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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