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4선발? 무조건 건강함을 증명해야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6-01-03 10:19


LA 다저스가 연말연초 스캇 캐즈미어와 마에다 겐타를 영입함으로서 류현진의 위상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달 17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핀란드 리얼 산타의 집, 산타 캐빈' 오픈행사'에 참석한 류현진이 샴페인 건배를 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연말과 연초, 류현진의 위상에 큰 변화가 생겼다.

LA 다저스는 지난 주 FA 투수 스캇 캐즈미어와 일본인 투수 마에다 겐타를 영입했다. 다저스는 지난달 31일(이하 한국시각) 캐즈미어와 3년간 4800만달러 계약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지만, 마에다와의 계약 사실은 아직 확인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CBS스포츠, 야후스포츠, MLB.com 등이 새해 들어 마에다의 다저스행이 사실상 확정됐다고 보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CBS스포츠는 '다저스가 마에다와의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고, 메이저리그 전문기자 크리스토퍼 미올라는 '계약기간이 8년이고 총액 2400만달러에 매년 1000만~1200만달러의 인센티브가 걸려있다'고 했다.

어쨌든 잭 그레인키가 빠져 나간 뒤 선발진 보강에 비상이 걸렸던 다저스는 뒤늦게 두 명의 수준급 투수를 영입하며 안도의 숨을 쉬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주 다저스가 행한 일련의 선발투수 영입은 어깨 수술 후 재활을 순조롭게 진행중인 류현진의 위상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류현진의 위치는 어떻게 될 것인가.

LA 타임즈는 지난달 15일 '다저스는 류현진이 2016년 복귀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그렇다고 확실하게 의존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류현진 수술을 집도한 닐 앨라트라체 박사가 5년전 공동집필한 논문에 따르면 어깨 회전근 손상과 관련해 와순 수술을 받은 투수중 재기에 성공한 비율은 57%에 불과하지만, 류현진처럼 단순히 와순 염증제거 수술을 받은 투수중 80% 이상은 성공적으로 복귀했다'고 전한 바 있다. 즉 통계상 20%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마에다 또는 캐즈미어를 데려왔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LA 타임스는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첫 2년 동안 28승15패, 평균자책점 3.17을 올린 그 실력을 재현해 보인다면 다저스의 3선발로 손색없다'고도 했다. 하지만 캐즈미어와 마에다를 데려옴으로 해서 류현진의 위상은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캐즈미어는 메이저리그 통산 98승을 거둔 베테랑 왼손투수다. 마에다는 일본 프로야구 히로시마 도요카프에서 통산 97승에 최근 6년 연속 10승 이상, 그리고 지난해에는 15승8패, 평균자책점 2.09를 올리며 생애 두 번째 사와무라상까지 받았다.

야후스포츠는 이에 대해 3일 '현재로서 다저스는 클레이튼 커쇼와 캐즈미어, 마에다를 1~3선발로 삼고 시즌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 브렛 앤더슨, 알렉스 우드에 의존하는 것보다 훨씬 바람직하다. 물론 후자 3명은 건강해야 할 뿐만 아니라 로테이션 순서를 높이기 위해서는 한 단계 뛰어올라야 한다'고 내다봤다.

특히 류현진에 대해서는 '어깨 수술 후 건강하게 돌아왔음을 증명한다면 다저스는 확실한 4명의 선발투수를 보유하게 되는 셈'이라며 '다저스로서는 류현진의 (페넌트레이스)등판 일정을 잘 조정해 준다면 4선발 자리를 안정감있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앤더슨과 우드가 마이크 볼싱어 등과 함께 남은 선발 한 잔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결국 류현진은 몸상태, 특히 어깨 상태에 따라 입지가 달라지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스프링캠프에서 정상적으로 훈련하고, 시범경기서 실전용 어깨를 만들어놓은 뒤 시즌 개막을 맞겠다는 것이 류현진의 목표다. 야후스포츠가 거론했듯 스프링캠프에서 '건강함'만 증명한다면 로테이션 복귀가 어렵지 않겠지만, 그 전까지 다저스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황이다.

류현진은 지난달 입국했다가 다시 LA로 가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했고, 지금도 국내에서 개인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달 중순경 다시 미국으로 건너갈 예정인 류현진은 일찌감치 애리조나주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본격적인 몸만들기에 나설 계획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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