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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 만루 위기 넘기고 6이닝 1실점, 그러나 2안타 무득점 타선이 뒤통수를 쳤다[민창기의 일본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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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투가 반드시 승리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야구에선 흔하게 벌어지는 일이다.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의 우완투수 트레버 바우어(34)는 2023년 10승4패-평균자책점 2.76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사이영상 수상자답게 일본프로야구 첫해에 빠르게 적응해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 그는 주니치 드래곤즈를 상대로 특히 강했다. 주니치전에 5차례 등판해 3승무패-평균자책점 1.59.

눈에 띄는 기록이 하나 더 있다. 낮 경기에 특히 강했다. 주간에 열린 5경기에 나가 던졌는데 패가 없다. 3승을 올리고 평균자책점 2.43을 마크했다. 낮에 열린 주니치전. 바우어에게 최상의 투구 조건이다.

29일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주니치전. 오후 2시30분 경기가 시작됐다. 선발투수 바우어는 6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쳤다. 3만3567명의 관중 앞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98구를 던지면서 4사구 2개, 안타 6개를 내주고 삼진 8개를 잡았다. 선발투수로서 소임을 다했다. 승리의 자격이 충분하다.

그런데 간과한 게 있다. 막강 요코하마 타선이 갑자기 침묵했다. 주니치 선발투수 마쓰바 다카히로(7이닝 2안타 무실점)와 이어 등판한 시미즈 다쓰야(1이닝 무안타 무실점), 마쓰야마 신야(1이닝 무안타 무실점)에 꽁꽁 묶였다.

첫 이닝을 화끈하게 열어젖혔다. 1회초 주니치 1~3번 세 타자를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11구로 끝냈다. 직구가 최고 시속 154km까지 나왔다.

2회초 2사후 볼넷이 아쉬웠다. 주니치 6번-1루수 올랜도 칼리스텍을 8구까지 가는 승부끝에 내보냈다. 풀카운트에서 8구째 슬라이더가 몸쪽 높은 코스로 빠졌다. 이어 7~8번 하위타선에 연속 안타를 맞고 1실점했다.

바우어는 4회초 선두타자부터 3연타를 맞았다. 무사 만루에서 세 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하고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2회초 내준 1점이 끝내 발목을 잡았다. 요코하마 타선은 2안타 무득점에 그쳤다. 0대1 영봉패를 당했다. 주니치는 전날 개막전 0대5 영봉패 굴욕을 하루 만에 되갚았다. 이노우에 가즈키 감독에게 사령탑 첫승을 안겼다.

애타게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렸지만 실패. 굳게 닫힌 문을 열지 못했다. 바우어는 일본으로 복귀한다면 요코하마를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2년 전보다 6억엔이 오른 연봉 9억엔에 계약했다. 올 시즌 최고 선발투수에게 수여하는 사와무라상을 노려보겠다고 했다. 지금까지 사이영상과 사와무라상을 모두 받은 투수는 없다.

지난 23일 세이부 라이온즈를 상대로 마지막 점검을 했다. 이 경기에서 96구를 던지고, 6일 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평소보다 하루 더 쉬고 29일 주니치전에 등판했다. 두 번의 시범경기에선 8이닝 14안타 6실점(4자책)으로 부진했지만, 페넌트레이스 첫 경기는 확실히 달랐다.

바우어는 2023년 주니치의 '주포' 호소카와 세이야에게 약했다. 호소카와는 2년 전에 바우어를 상대로 13타수 5안타에 2홈런을 쳤다. 바우어도 경기를 앞두고 호소카와 경기 영상을 봤다고 했다. 그를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 첫 경기에선 세 차례 만나 1안타를 내주고 삼진 1개를 잡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