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철기둥' 김민재(29·바이에른 뮌헨)가 또 한번 경이로운 부상회복 속도를 증명했다. 충분한 휴식이 비결이었다.
아킬레스건 염증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하고 휴식을 취한 바이에른 뮌헨의 '철기둥' 김민재가 건강한 모습으로 팀 훈련에 합류했다. 휴식을 통해 몸과 마음을 추스른 덕분인지 훈련장에서 포착된 김민재의 표정은 한층 밝고 건강하게 보였다.
뮌헨 구단은 25일(이하 한국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팀 훈련사진을 공개하며 '주말 장크트 파울리와의 분데스리가 27라운드 홈경기를 위한 훈련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A매치 휴식기 기간에 자국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은 선수들은 지난 15일 우니온 베를린과의 26라운드 원정경기를 마친 뒤 약 열흘간 휴가를 보낸 뒤 이날 다시 모여 훈련에 돌입했다.
김민재도 이 훈련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거의 2주 만에 다시 훈련을 시작한 것이다. 그간 아킬레스건 부상을 치료하는 데 집중해왔다.
김민재는 지난 12일 레버쿠젠과의 2024~2025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에서 풀타임을 뛰며 팀 승리에 앞장선 뒤 왼쪽 아킬레스건염 진단을 받았다. 당연히 한국 대표팀에도 합류할 수 없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김민재는 베를린과의 경기에도 나오지 못했다. 시즌 초부터 안고 있던 아킬레스건 부상이 계속된 출전으로 악화된 탓이다.
원래 김민재는 홍명보대표팀 감독이 10일 발표한 대표팀 콜업 명단에는 들어있었다. 하지만 뮌헨 구단이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후 김민재의 부상을 발표하자 대한축구협회도 지난 15일 오전 "김민재 선수가 좌측 아킬레스건염으로 인해 A매치 기간 중 치료 및 회복이 필요하다고 판단됨에 따라 소집 해제를 최종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빈센트 콤파니 뮌헨 감독도 베를린과의 경기를 하루 앞둔 지난 14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가장 먼저 김민재의 부상 소식을 밝혔다. 그는 "김민재가 부상을 입었다. (회복까지) 너무 오래 걸리지 않기를 바라지만 최소 몇 주 동안은 경기에 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민재는 아킬레스건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 곧 복귀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이미 많은 일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무리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김민재는 A매치 기간 동안 독일에 남아 집중적으로 치료와 휴식을 병행했다.
휴식의 효과는 탁월했다. 김민재가 거의 2주 만에 다시 훈련장에 돌아오게 된 것이다. 예상보다 빠른 복귀다. 이는 어디까지나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부상 부위를 집중 치료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일각에서는 김민재가 예상보다 빨리 훈련에 복귀하자 '부상 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민재의 아킬레스건 부상이 사실 별로 심하지 않은데 뮌헨 구단 측이 괜히 부상악화를 우려해 한국 대표팀 합류를 거부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그러나 이는 지나치게 대표팀 중심주의로 바라본 시각이다.
실제로 김민재는 거의 5개월 동안이나 아킬레스건 통증을 달고 뛰었다. 게다가 이번 시즌들어 다시 콤파니 감독의 신뢰를 얻으며 주전 센터백 자리를 되찾은 덕분에 제대로 휴식을 취할 수도 없었다. 시즌 내내 '혹사', '무리'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언제 쓰러지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였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 조차도 "김민재에 대한 부상 위험신호는 지난해 말부터 있었다. 우리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지금 경기가 중요하다고 경기에 넣는 것은 선수 보호 차원에서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과감하게 배려해서 휴식을 줬다"고 소집해제 이유를 밝혔다.
이런 김민재가 예상보다 빨리 회복기미를 보인 건 분명 축하하고 격려할 일이다. 어설픈 의혹을 제기할 만한 사항이라고 보기 힘들다.
사실 건강한 선수도 장거리 비행이동과 대표팀 경기 출전을 하고 나면 컨디션이 저하되거나 부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런데 아킬레스건에 고질적인 통증을 갖고 있는 김민재가 무리해서 장거리 비행 끝에 한국대표팀에 합류했다가 자칫 부상이 더 심각해진다면, 이는 장기적으로 한국 축구의 큰 손실이다. 김민재는 이 타이밍에 푹 쉬는 게 맞았다.
독일 현지에서도 원래 김민재의 부상이 회복되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 유력매체 빌트는 A매치 휴식기 직전 '김민재가 언제 복귀할 지 아무도 모른다. 예상보다 재활이 길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었다.
하지만 김민재는 초인급 회복능력을 다시 발휘하며 훈련장에 돌아왔다. 다른 독일 매체 쥐트-도이체차이퉁은 '김민재가 예상보다 빨리 복귀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르면 주말 장크크 파울리전에 잠깐 모습을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김민재가 경기에 나온다는 건 부상에서 거의 다 회복됐다는 뜻이다. 뮌헨으로서는 리그 우승을 굳힐 수 있는 강력한 호재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