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수원에서 정말 오랜만에 이겼다."
수원체육관에서 1920일만의 승리. 이영택 GS칼텍스 감독은 만면에 웃음이 가득했다.
GS칼텍스는 2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V리그 6라운드 현대건설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1로 승리했다.
22-17까지 앞서다 역전패한 2세트까지 시종일과 GS칼텍스 분위기로 경기 내내 현대건설을 몰아붙였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이 경기 후 "결과도 마음에 안들지만, 경기 내용이 엉망이었다"며 분통을 터뜨릴 정도였다.
이날 3세트는 세트 초반 5-7에서 실바가 교체 아웃됐다. 현대건설도 세트 중반 모마를 교체했다. GS칼텍스는 양효진 정지윤 김다인 이다현 등 주축 선수들이 코트에 그대로 남아있던 현대건설을 상대로 토종 선수 맞대결에서 승리를 따냈다. 이어 두 외국인 선수가 합류한 4세트 역시 GS칼텍스의 승리였다.
이날 GS칼텍스의 수원 원정경기 승리는 2019년 11월 28일(세트스코어 3대2승) 이후 1920일, 15연패 끝에 거둔 첫 승이었다. 이영택 감독은 경기전 이날의 동기부여로 '수원 연패 끊기'를 꼽았고 기어코 이뤄냈다.
"수원 징크스라기 보단 현대건설이 줄곧 상위권 강팀이었기 때문에 나온 결과라고 본다. 그래도 5라운드 때 현대건설전 연패를 끊으면서 자신감이 붙은 덕분에 오늘도 이길 수 있었다. 전반기가 정말정말 힘들었는데, 잘 이겨낸 선수들에게 고맙다. 계속 깨지면서도 많이 성장한 것 같다."
GS칼텍스는 봄배구 경쟁에서 일찌감치 탈락한 팀이다. 시즌전 최하위 1순위 후보였고, 2~3라운드 전패 포함 전반기 14연패를 당할 때만 해도 배구계는 '그럼 그렇지'란 심정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4라운드 첫 경기였던 흥국생명전에서 연패를 끊었고, 4~5라운드를 모두 3승3패 5할 승률로 마쳤다. 이어 6라운드는 2연승을 달리고 있다. 후반기만 보면 8승6패, 전반기 성적만 좀 더 받쳐줬다면 봄 배구를 노릴 만한 성적이다.
이영택 감독의 놀라운 리더십에 FA 4명이 모두 떠나고 황폐화된 선수 구성에서 오세연 김지원 등 신예들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덕분이다. 하지만 '졌잘싸' 만으론 성장에 한계가 있다. 결국 '버팀목' 실바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영택 감독은 3세트 상황에 대해 "실바가 '발목 테이핑이 너무 헐거워 불편하다'고 했다. 금방 괜찮아져서 복귀하려 했는데, 아포짓으로 나선 이주아의 경기력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주아는 3세트에만 6득점을 올리며 팀을 이끌었고, 휴식을 취하고 돌아온 실바는 4세트에만 10득점을 추가하며 팀 승리를 연출했다.
이영택 감독은 "시즌이 막바지인데, 선수들과 정한 몇가지 목표를 달성하고 끝내고 싶다"고 했다.
"아직 한자릿수 승리(9승)인데 두자릿수 승리를 완성하고 싶고, 꼴찌보다는 탈꼴찌를 하고 시즌을 마감하면 우리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거다. 또 4~5라운드 실바가 너무 좋은 활약을 했는데 라운드 MVP를 한번도 못탔다. 결국 우리가 3승3패 밖에 못해서 그런게 아닐까. 기왕 6라운드 2승을 땄으니, 실바에게 6라운드 MVP를 안겨줄 정도의 성적을 올리고 싶다. 모두가 다 같은 생각이다.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