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연봉 350% 인상 초대박 행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꽃을 피운 조병현이 2년차 철벽 마무리에 도전한다.
SSG 랜더스는 6일 2025년도 선수단 연봉 재계약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투수 조병현이다. 조병현은 기존 연봉 3000만원에서 350% 인상된 1억3500만원에 재계약을 끝내면서, 개인 첫 억대 연봉 진입과 동시에 구단 최고 인상율을 기록했다. 인상액으로만 따져도 1억500만원에 달한다. 직전 시즌 최저 연봉을 받던 선수가 단숨에 1억원 이상 껑충 뛰는 경우는 흔치 않다.
청주 세광고 졸업 후 2021년도 신인 드래프트에서 SK 와이번스의 2차 3라운드 전체 28순위 지명을 받아 입단했던 조병현은 2024시즌 전까지 '유망주'였다.
2021년 1군 무대에 데뷔했지만 3경기 등판에 그쳤고, 아직 미완성이라는 평가가 따랐다. 상무 입대가 조병현에게는 신의 한 수가 됐다. 2022년 시즌 도중 입대한 그는 퓨처스리그에서 선발과 마무리를 오갔다. 특히 전역 시즌이었던 2023년에는 퓨처스리그 43경기에서 2승2패 4홀드 17세이브 평균자책점 2.25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남부리그 세이브 1위를 기록했다.
입대 전까지 선발 후보였지만, 상무에서 마무리 투수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군 복무 이후 한층 탄탄해진 몸과 최고 155km에 육박하는 묵직한 빠른 공을 앞세운 조병현은 제대 하자마자 아시아야구선수권,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 국가대표로 발탁됐고, 2024시즌에 대한 기대치를 키웠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다크호스'로 꼽혔던 조병현은 1군에서 확실히 잠재력을 터뜨렸다. 시즌 초반에는 편안한 상황에서 등판했지만, 위력적인 공을 뿌리면서 점점 더 타이트한 승부 상황에 기용됐다. 시작은 추격조였지만 필승조로 곧장 격상됐고, 후반기에는 마무리 보직까지 꿰찼다.
2024시즌 최종 성적은 4승6패 12홀드 12세이브 평균자책점 3.58. 노경은과 더불어 SSG 불펜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불펜 요원이자, 가장 묵직한 볼을 뿌리는 마무리 투수로 인정받은 시즌이었다. KBO 최다 타이 10타자 연속 탈삼진 대기록이 증명하듯, 엄청난 탈삼진 능력이 그가 가진 최고 무기다.
시즌 종료 후 '프리미어12' 대표팀에도 SSG 소속 투수로는 유일하게 발탁됐다. 이제는 국가대표 투수로 성장한 조병현이다.
화끈한 연봉 인상과 더불어, 조병현은 올 시즌도 뒷문을 맡을 예정이다. 당초 선발 재전환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하지만 2024시즌을 마무리로 기분 좋게 끝낸만큼, 그 좋은 기운을 이어가는게 낫겠다는 판단이다. 조병현도 "예전에는 선발이 저에게 맞는 역할이라고 생각했지만, 마무리를 해보니까 진짜 매력이 있다"며 보직에 대해서는 개의치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이숭용 감독은 조병현을 가장 뒤에 두고, 그 앞에 노경은과 김민, 서진용 등 주요 불펜 투수들을 배치할 예정이다. 모든 불펜 구상의 핵심에 마무리 조병현이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