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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격수 없다는 KT, 두산, 롯데에 물었다 "하주석 사트, 정말 관심 없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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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전혀 생각 없습니다."

유격수가 필요할 법한 세 팀에서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은 답이 들려왔다. FA 유격수 하주석이 처한 차가운 현실이다.

새해가 밝았고, 벌써 수일이 흘렀지만 FA 미계약자들의 계약 소식은 전해지지 않는다. 하주석, 서건창, 김성욱, 이용찬, 문성현 5명의 선수들은 1월 말 각 팀들이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까지 계약을 마쳐야 다가오는 새 시즌을 온전하게 준비할 수 있다.

팬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는 선수는 하주석. 고교 시절 최고 유망주로 한화 이글스가 애지중지 키운 선수. 공-수-주를 두루 갖춘 유격수를 찾기 쉽지 않은 현대 야구에서 시장에 나왔으니 어느 팀이라도 갈 줄 알았다.

하지만 시작부터 꼬였다. 원 소속팀 한화가 KT 위즈에서 뛰던 유격수 심우준을 4년 50억원에 데려온 것이다. 원소속팀이 사실상 FA 영입전에서 발을 빼는 모양새가 됐다. 그러니 경쟁 구도가 형성되기 힘들었다.

FA B등급도 악재였다. 보호 선수 25인 외 보상 선수 1명을 내줘야 하니, 유격수가 필요한 팀들도 하주석을 쳐다보지 않았다. 오면 활용도가 있지만, 가는 선수가 아깝다는 우려가 앞섰기 때문이다.

결국 그렇게 속절 없이 시간이 흘렀다. 심우준 영입 후 부터 사인앤드트레이드 얘기가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보상 문제를 해결하면서 팀을 옮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 하지만 잠시 돌던 '사트' 얘기 조차 어느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현재 유격수가 필요하다고 분류되는 팀은 심우준이 떠난 KT와 김재호가 은퇴한 두산 베어스, 그리고 확실한 주전 자원이 없는 롯데 자이언츠 정도다. KIA 타이거즈는 박찬호, 삼성 라이온즈는 이재현, LG 트윈스는 오지환, SSG 랜더스는 박성한, NC 다이노스는 김주원이라는 걸출한 선수들이 있다. 키움 히어로즈 역시 김태진, 이재상 신-구 조화가 갖춰진 팀.

잠재적 수요자가 될 수 있는 세팀, KT, 두산, 롯데 고위 관계자들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하주석의 '사트' 가능성. 여지가 있을까. 돌아온 답은 모두 같았다. "전혀 생각이 없다."

이 세 팀 외 주전 유격수가 확실한 팀들 역시 백업으로 영입할 수 있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백업 선수를 위해 머리 아픈 '사트'를 추진할 여유가 없을 뿐더러 대부분 괜찮은 백업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FA든 사인앤드트레이드든 투자를 해 선수를 데려오려면 현재 있는 선수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낫다는 판단이 서야 한다. 하주석도 좋은 능력을 갖춘 선수지만 각 구단에 있는 유격수 자원들과 비교해 절대 우위를 점한다고 보기는 힘들 것 같다"고 냉철하게 현실을 진단했다.

이제 남은 선택지는 하나. 원 소속구단 한화와 최대한 잘 합의를 해 현역 생활을 이어가며 내일을 기약하는 것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