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2025년 한국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문은 '막내' 김지수(20·브렌트포드)가 열었다.
토마스 프랭크 감독이 이끄는 브렌트포드는 2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2024~2025시즌 EPL 홈경기에서 1대3으로 패했다. 브렌트포드는 최근 리그 4경기 무승(1무3패)에 그쳤다. 리그 12위(승점 24)에 머물렀다.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는 경기였다. 2025년 EPL의 첫 문을 여는 경기였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날 경기에선 김지수가 출전할 수도 있다는 기분 좋은 관측이 나왔다. 김지수는 지난달 28일 브라이턴과의 리그 원정 경기에서 'EPL 데뷔 꿈'을 이뤘다. 당시 김지수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33분 벤 미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로써 김지수는 EPL 무대에 한국 선수로는 역대 15번째이자 가장 어린 나이에 데뷔한 선수가 됐다. 김지수는 첫 경기임에도 침착하고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프랭크 감독이 "김지수와 하콘 발디마르손이 EPL 데뷔전을 치렀다. 나는 둘의 활약을 즐겼다. 갑자기 교체로 출전했지만, 침착했다. 이 점이 매우 만족스러웠다"고 칭찬했을 정도다. 한 발 더 나아가 글로벌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김지수가 아스널과의 경기에 선발 출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뚜껑을 열었다. 김지수는 이번에도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브렌트포드는 전반 13분 브라이언 음뵈모의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가브리엘 제수스, 미켈 메리노, 가브리엘 마르티넬리에 연속 실점하며 1-3으로 밀렸다. 프랭크 감독은 파격 결단을 내렸다. 후반 30분 선수 4명을 동시 교체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공격수 1명, 미드필더 2명을 교체했다. 그리고 매우 이례적으로 수비 라인에 변화를 줬다. 세프 판 덴 베르흐를 빼고 김지수를 넣었다.
김지수는 이날도 침착하게 경기를 소화했다. 축구 통계 전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이날 김지수는 패스 성공률 95%를 기록했다. 또한, 빌드업의 출발점으로 상황에 따라 순간적으로 공격에 가담하기도 했다. 후반 막판 아스널의 역습 상황에서도 공간을 지키며 상대의 공격을 무마시켰다.
경기 뒤 김지수는 스포츠조선과의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일단 아스널이란 좋은 팀을 상대로 경기할 수 있다는 게 정말 감사한 일이다. 엄청 많은 시간은 아니지만 그래도 주어진 시간이 만족스러웠다. 경기장에서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 앞으로도 이렇게 계속 기회가 온다면 잘 준비해서 똑같이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데뷔 했다고 해도) 아직 정신없다. 항상 집중해서 하려고 한다. 항상 설레는 마음으로 경기장에 들어간다. 행복한 순간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조급해 하면서 스트레스 받는 것보다는 지금처럼 잘 기다렸다가 기회 왔을 때 좋은 모습 보이고 좋은 퍼포먼스로 보답하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다. 템포가 생각하는 것, 상상 이상으로 빠르다. EPL 속도에 맞추는 게 우선일 것 같다. 일단은 팀 승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