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겨울 휴식기가 없다.
크리스마스 연휴의 EPL은 다른 세상이다. '지옥 여정'과 호흡한다. EPL은 '박싱 데이'를 전후해 시즌의 반환점을 돈다. '박싱 데이'는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26일로 영국 연방의 공휴일이다.
기원은 중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주들은 크리스마스 파티가 모두 끝난 이날 농노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박스(Box)'에 생필품이나 돈을 채워줬다. 요즘에는 스포츠 경기를 즐기는 날로 더 유명하다. 흥미로운 법칙도 존재한다. 이 기간에 강등권(18~20위)에서 탈출하지 못하면 다음 시즌 2부 리그로 추락한다는 징크스다.
손흥민은 '손타클로스'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박싱 데이' 라운드에 펄펄 날았다. 2016년 사우샘프턴전에서 첫 골을 쏘아올린 그는 2017년 또 사우샘프턴을 만나 1골 2도움을 기록했다. 2018년에는 본머스를 상대로 멀티골을 터트렸다. 2021년에도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쐐기골을 작렬시키며 팀의 3대0 승리를 이끌었다.
결전의 날이다. 토트넘은 27일 0시(이하 한국시각) 영국 노팅엄의 시티 그라운드에서 돌풍의 노팅엄 포레스트와 2024~2025시즌 EPL 18라운드를 치른다. 토트넘 사령탑을 지낸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이 이끌고 있는 노팅엄은 현재 4위(승점 31)에 올라있다. 반면 토트넘은 11위(승점 23)다.
영국의 '풋볼런던'은 26일 토트넘의 노팅엄전 예상 베스트 11을 공개했다. 손흥민의 이름은 없었다. 왼쪽 날개에는 브레넌 존슨이 손흥민을 대신했다.
중앙에는 도미닉 솔란케, 오른쪽에는 데얀 쿨루셉스키를 변함없이 세웠다. 중원에는 제임스 매디슨, 파페 사르와 함께 7경기 출전 정지 징계가 끝난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선발을 점쳤다. 포백에는 데스티니 우도지, 아치 그레이, 라두 드라구신, 제드 스펜스가 늘어섰다. 골문은 프레이저 포스터가 지키는 그림이다.
손흥민은 6일 본머스와의 EPL 14라운드 후 5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30일 황희찬의 울버햄튼과의 EPL 19라운드가 기다리고 있어 쉼표가 필요하다.
다만 해석은 찜찜하다. '풋볼런던'은 '재충전한 존슨을 활용하기 위해선 최전방에선 누군가 교체돼야 하며, 그 사람은 나이 많은 캡틴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존슨은 노팅엄이 친정팀이다. 그는 최근 3경기 연속 선발에서 제외됐다. '풋볼런던'은 쿨루셉스키에 대해선 '토트넘의 핵심 선수며, 노팅엄전에서도 선발 출전 가능성이 높다. 그는 6경기 연속골을 넣고 싶어할 것'이라고 전했다.
벤탄쿠르도 돌아온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지난달 18일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적 모욕을 한 혐의로 벤탄쿠르에게 국내 대회 7경기 출전 정지의 중징계를 내렸다. 토트넘은 징계가 과하다고 반발하며 항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결과는 기각이었다. 벤탄쿠르는 7경기 출전 징계를 모두 채웠다. 다만 징계가 잉글랜드 국내 대회라 벤탄쿠르는 국제대회인 유로파리그(UEL)에는 출전해 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4일 노팅엄전 기자회견에서 벤탄쿠르의 출전을 예고했다. 그는 "지난 경기에서 우도지는 벤치에 있었는데, 분명히 100%는 아니었지만 다음 경기에서는 괜찮을 거다. 벤탄쿠르는 징계가 끝나 출전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리고 "벤탄쿠르가 다시 뛰게 돼 기쁘다. 그는 매우 열심히 훈련했다. '박싱데이'는 두고 봐야 한다. 하지만 3주 동안 핵심 선수가 없이 감당해야 하는 것은 매우 까다로웠다"고 환영했다.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