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그동안 정말 고마웠다."
KIA 타이거즈가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결별했다. KIA는 26일 새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KIA가 협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있던 상태라 깜짝 반전은 아니지만, 소크라테스와의 이별이 최종 확정된 셈이다.
정이 많이 들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소크라테스는 2022년 KIA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올해까지 3시즌 동안 타이거즈 선수로 뛰면서 KBO리그 통산 타율 3할2리 487안타 63홈런 270타점의 성적을 기록했다.
올해는 우승도 함께 했다. 시즌 초반 극도의 타격 슬럼프를 겪었던 소크라테스는 이범호 감독의 격려와 배려 그리고 끈끈한 선수들과의 관계성으로 슬럼프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때 외국인 타자 교체설까지 나왔지만, KIA는 과감한 모험 대신 소크라테스를 더 격려해 끌고가는 방법을 택했다.
결과적으로는 성공이었다. 소크라테스는 한국시리즈에서도 알찬 활약을 해주면서 팀의 통합 우승 멤버로 당당히 우승 반지를 손에 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별의 시간은 막지 못했다. 올해 우승이라는 대업을 이룬 KIA는 내년에도 대권에 도전할 수 있다. 김도영을 중심으로 20대 선수들의 성장이 많이 이뤄진데다, 장현식 이적을 조상우 영입으로 채운만큼 다시 한번 더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전력 구성이다.
다만 타선에 변수가 존재하는 만큼 고민을 해오던 KIA는 소크라테스와의 재계약 대신 장타력을 갖춘 위즈덤 영입으로 가닥을 잡았다. 소크라테스도 이런 상황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
그런데 KIA 구단은 지난 11월말 제출한 보류 선수 명단에서 소크라테스를 포함시켰었다. 당시에는 에릭 라우어 한명만 명단에서 제외했다. 보류 명단에 포함된 선수는 원 소속 구단과만 협상이 가능하다. 만약 재계약이 결렬될 경우, 해당 선수는 5년간 KBO리그 내 타팀으로 이적할 수 없다.
과거에도 보류권이 끝내 풀리지 않은 사례들이 있었다. 재계약이 결렬된 몇몇 외국인 선수들이 타팀과 계약 논의를 했지만, 원 소속 구단이 보류권을 풀어주지 않아 결렬된 케이스가 여러번 있었다.
최근 키움 히어로즈가 재계약을 포기한 아리엘 후라도,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의 경우 처음부터 보류 선수 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아 별도의 절차 없이 타팀 이적이 가능했다. 후라도는 삼성 라이온즈와, 헤이수스는 KT 위즈와 계약했다.
소크라테스의 보류권은 KIA가 가지고 있다. 하지만 KIA 구단은 소크라테스와의 결별이 확정된 후, 보류권을 전격 풀어주기로 결정했다.
사실 소크라테스가 당장 타팀으로 이적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KIA를 마지막으로 2025시즌 KBO리그 10개 구단 전부 외국인 선수 구성이 끝난 상태다.
기회는 있다. 시즌 도중 외국인 선수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그때 소크라테스가 최적의 카드가 될 수 있다. 이미 검증이 끝난 선수이기 때문이다. 또 1년 후 한국행을 다시 노려볼 수도 있다.
KIA 구단은 대승적 차원에서 소크라테스가 국내 타팀 이적을 원할 경우, 보류권을 풀어주기로 결단을 내렸다. 지난 3시즌간 동고동락을 함께했고, 우승까지 했던 외국인 선수로서 구단이 해줘야 할 조치라는 판단이다.
KIA 심재학 단장은 "처음부터 보류권을 풀어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소크라테스는 지난 3년 동안 우리팀에서 정말 많은 공을 세웠고, 우승에도 큰 기여를 해줬다. 소크라테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크다. 비록 아쉽게 헤어지지만, 그 고마움을 잊지 않겠다"고 이유를 설명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