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4선에 도전하는 정몽규 회장이 공약 발표로 첫 발을 뗐다.
정 회장은 25일 가장 먼저 제55대 대한축구협회(KFA) 회장 선거의 후보 등록을 마쳤다. 허정무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과 신문선 명지대학교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도 후보 등록을 하면서 12년 만에 선거를 통해 한국 축구의 수장이 선출된다.
정 회장은 2013년 선거를 통해 KFA 수장에 올랐다. 2016년 '만장일치' 재선에 성공했고, 2021년 단독 입후보해 무투표로 3선 고지에 올랐다. 그는 후보 등록 후 첫 행보로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선거공약을 직접 발표했다.
정 회장은 "축구가 함께 하는 행복한 대한민국을 꿈꿔왔다"며 그동안 추진해 온 비전 해트트릭 2033의 경과를 설명하고 "남은 목표를 완수하고 축구,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 가겠다"고 엄중한 책임감과 각오를 밝혔다. 또 "국민소통을 확대하여 KFA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 축구산업을 발전시키고, 축구저변을 넓혀가겠다"며 축구에 대한 비전을 설명하고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제시했다.
12가지 공약을 내걸었다. 집행부 인적쇄신, 선거인단 확대 통한 지배구조 혁신, 대표팀 감독 선임 방식 재정립, 남녀 대표팀 FIFA 랭킹 10위권 진입, 2031년 아시안컵, 2035년 여자월드컵 유치, K리그 운영 활성화 위한 글로벌 스탠다드 규정 준수 및 협력 관계 구축, 시도협회 지역축구대회 활성화 및 공동 마케팅 통한 수익 증대, 국제심판 양성 및 심판 수당 현실화, 우수선수 해외 진출을 위한 유럽 진출 센터 설치, 트라이아웃 개최, 여자축구 활성화 위한 프로/아마추어 통합 FA컵 개최, 유소년·동호인 축구 저변확대, 지도자 전문 교육 프로그램 지원, 축구인 권리 강화 및 일자리 창출, 축구 현장과의 소통강화 및 인재 발탁 등이다.
논란이 된 국가대표 감독 선임의 경우 전력강화위원회의 재편과 권한 강화를 약속했다. 또 평가 기준을 정교화하는 동시에 선정 과정과 기록을 사후 공개키로 했다. 정 회장은 "가장 중요한 건 전력강화위원회의 역량이다. 토의 과정에서는 좋은 전력강화위원들의 심층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령대별 대표팀 감독의 경우 공모를 통해 감독을 선발할 계획이다.
2031년 아시안컵 유치 재도전에 대해선 "지난 번에 비해 굉장히 높은 가능성이 있다.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많은 지원을 했는데 이번에는 한국, 중국, 일본과 함께 인도네시아가 관심을 표명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이 좋은 후보다. 중국은 여러가지 사건으로 아시안컵을 개최하지 못했다. 일본도 별 관심이 없다. 우리가 조금만 지원하면 개최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K리그 운영 활성화를 위해선 K리그1부터 K리그4까지 각각 16개팀씩 64개팀으로 운영하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정 회장은 "프로축구연맹과 올해 많은 논의를 했다. K리그3까지의 승강제는 2027년 도입하기로 합의했다"며 "ACL(아시아챔피언스리그) 나가는 구단의 경우 여름과 겨울 휴가없이 돌아간다. 추춘제 도입도 시급하다. 프로연맹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유럽 진출 센터 설치에 대해서는 "포르투갈이나 독일 구단과 협력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우리가 논의해 왔던 이슈다. 어떻게 운영하는가는 구체적으로 포르투갈이나 독일을 유럽 남부와 북부를 나눠서 운영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에게 날을 세우고 있는 허 이사장은 전지훈련을 떠나는 프로는 물론 아마추어의 지도자와 선수들을 위해 온라인투표 또는 사전투표 도입을 촉구했다. 정 회장은 "선거 일자는 협회 규정에 오래전부터 정해져 있던 거다. 일부 타당한 의견이 될 수 있지만 내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후보로 열심히 할 뿐이다. 선거운영위원회가 할 일이다"고 대답했다.
정 회장 측은 전날 "다른 후보자들이 요청한 3자 토론 제안은, 일정과 방식 등에 대해서 다른 후보의 구체적 공약집 제시 이후에 합의하여 진행하고자 한다"고 했다. 정 회장은 "토론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중요하다. 다만 방식이나 시기 이런 것은 같이 합의해야 하지 않나. 방식과 주제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는 내년 1월 8일 열린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