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박훈(43)이 "'남산의 부장들' 때 통편집 된 후 '하얼빈'에 캐스팅 됐다"고 말했다.
액션 영화 '하얼빈'(우민호 감독, 하이브미디어코프 제작)에서 일본군 육군소좌 모리 다쓰오 역을 연기한 박훈. 그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하얼빈' 출연 과정을 설명했다.
박훈은 "'남산의 부장들'(20, 우민호 감독) 때 미국 쪽 정보원으로 출연했는데 통편집이 됐다. 솔직히 '남산의 부장들' 영화를 너무 잘 봤다. 현장에서 이병헌 선배와 연기하는 것을 통해 너무 많은 것을 배웠다. 영화가 이렇게 만들어진다는 걸 알게 됐다. 비단 내가 맡은 역할이 통편집 되어 서운한 게 아니라 영화가 너무 근사하게 나왔고 너무 멋지게 나왔다고 생각이 드니까 괜찮더라. 스스로 성장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남산의 부장들' 이후 우 감독이랑 사적으로 연락한 부분은 없었다. 그런데 내가 '서울의 봄'(23, 김성수 감독)을 찍고 있을 때 우 감독에게 연락이 왔다. 우 감독이 '하얼빈'이라는 영화를 준비하는데 내 생각이 나서 연락했다고 하더라. 비단 우 감독이 통편집 때문에 2~3년 지나 갑자기 미안한 마음으로 캐스팅하지 않을 것 아닌가? 그래서 '하얼빈' 시나리오를 받게 됐고 이 작품은 어떠한 조각으로든 참여하고 싶더라. 공교롭게 나는 역사 관련된 작품을 많이 해왔다. 의도된 게 아닌데 그렇게 됐다. 한편으로는 역사 장르를 좋아하는 것 같기도 했다. 그 역사에서 많이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햇다.
이어 "우 감독이 나에 대해 정말 미안한 마음을 가졌던 것 같긴 하다. 통편집의 이유에 대해 100번 정도 설명을 들었다. 그런데 나는 성장하는 과정이라 생각해 전혀 서운하지 않았다. 그리고 '하얼빈'에서도 나와 같은 상황을 겪는 배우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배우들에겐 내가 먼저 가서 이야기 해줬다. '절대 네가 못 한게 아니다' '상처 받지 말아라' 등 이 일로 위축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해줬다. 배우들이 그런 부분을 밑거름으로 삼길 바랐다"며 "'남산의 부장들' 때는 나처럼 말해주는 선배둘은 없었다. 철저하게 개인 위로를 한 것 같다. 다만 현장에서 이병헌 선배가 같이 연기하면서 내게 '너무 좋았어'라고 이야기를 해줬는데 그게 실제로 너무 큰 힘이 됐다. 이걸로 만족한다 여기면서 기분 좋게 현장에서 나왔던 기억도 있다. 그거면 충분했다"고 웃었다.
지난 24일 개봉 이후 이틀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극장가 '하얼빈' 신드롬을 일으킨 것에 대해서도 "지난해 크리스마스 선물로 '서울의 봄' 1000만이 됐다. 올해 또 우연치 않게 크리스마스 기간에 '하얼빈'이 개봉하게 됐고 그것만으로 큰 선물이라 여겼는데 100만 관객까지 단숨에 돌파했다고 하더라. 오늘(26일)부터 무대인사를 본격적으로 하는데 바로 관객에게 '100만 돌파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게 돼서 얼떨떨하다"고 덧붙였다.
'하얼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작품이다. 현빈,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박훈, 유재명, 그리고 이동욱 등이 출연했고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의 우민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