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검증된 센터백' 고명석(29·대구)이 프로데뷔 8년만에 해외 무대에 진출한다. 행선지는 태국이다.
26일 복수의 이적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고명석은 최근 태국 명문 부리람유나이티드 이적 절차를 마무리하고 태국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2024시즌을 끝으로 FA 신분을 얻어 이적료가 발생하지 않는 자유계약으로 부리람과 계약했다. 타이리그1(태국 1부)이 가을에 열어 봄에 끝나는 추춘제로 진행되는 만큼 2024~2025시즌 남은 후반기를 묶어 2년 6개월짜리 계약을 맺었다. 관계자는 "대구 시절에 비해 연봉도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고명석은 한국나이 서른이 되는 내년 1월1일부터 부리람 소속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프로 7년차에 접어들어 새로운 도전을 원하는 고명석과 검증된 센터백을 물색한 부리람의 니즈가 맞아 떨어진 이적이다. 고명석은 2017년 부천에서 프로데뷔해 대전, 수원을 거쳐 2024년 대구에 입단해 극적인 잔류를 뒷받침했다. K리그1에서 110경기(3골), K리그2에서 64경기(3골), 국내무대에서 총 180경기(6골)를 뛰었다. 고명석은 1m89 신장을 앞세운 공중볼 장악과 빠른 스피드를 겸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부리람이 찾던 유형이다. 부리람은 전 전북 센터백 김민혁, 호주 출신 커티스 굿과 케니 두갈, 기니비시우 센터백 마르셀로 드할로 등에 추가로 센터백 보강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리람 리빙 레전드인 34세 베테랑 판사 헨비분의 노쇠화에 따라 세대교체도 필요했다고.
고명석이 지난 2024시즌 대구에서 스리백의 일원으로 35경기에 나선 점도 매력포인트였다. 부리람은 올해 지휘봉을 잡은 브라질 출신 오스마르 로스 감독식 스리백을 바탕으로 14경기에서 단 5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단단한 수비로 무패(11승3무)를 달리며 리그 선두를 독주 중이다. 지난 3시즌 연속 리그를 제패하며 타이리그1 통산 우승 기록을 10회(리그 최다)로 늘린 '태국의 맨시티' 부리람은 태국 축구 역사에 유례가 없는 4연패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다. 이미 지난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프리미어리그를 경험한 필리핀 대표팀 골키퍼 닐 에더리지를 비롯해 드할로, 굿, 중앙 미드필더 마테우스 바르가스 등을 품으며 전력을 강화했다. 김민혁은 2023년 7월 부리람에 합류해 두 시즌 연속 주력 센터백으로 뛰고 있다. 계약기간은 2025년 6월까지로, 올 시즌 후반기부터 고명석과 호흡을 맞출 가능성이 있다.
고명석은 대구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 휴식기가 짧았다는 점, 새로운 리그와 팀에 적응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미뤄볼 때 데뷔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부리람은 29일 BG 빠툼 원정 경기를 끝으로 전반기 일정을 마무리한다. 후반기 첫 경기는 내년 1월12일 방콕유나이티드 원정으로, 방콕은 부리람에 이어 리그 2위를 달리는 팀이다. 2월엔 K리그 클럽인 울산, 광주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 조별리그 7, 8차전이 기다린다. 한편, 고명석의 합류로 태국 무대를 누비는 한국인 선수의 숫자가 더 늘었다. 현재 '독도남' 박종우가 농부아 핏차야에서 뛰고 있고, 류승우(콘캔 유나이티드) 김지민(랏차부리) 이정문(치앙라이 유나이티드) 정우근(쁘라쭈압) 등이 타이리그1 클럽에 속했다. 태국은 과거부터 이호 코치, 이용래(대구) 오반석(인천) 고슬기(짠타부리) 김성환(은퇴) 등 수비적인 역할을 하는 한국인 선수를 선호해왔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