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 뮤지컬 배우들이 연이어 건강 이상으로 공연을 중단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뮤지컬계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배우 차지연이 공연 중 과호흡 증상으로 뮤지컬 '광화문 연가' 공연이 중단되는 일이 발생했다. 22일 뮤지컬 '광화문 연가' 제작사 CJ ENM은 공식 계정을 통해 "1막 공연 중 차지연 배우가 일시적인 과호흡 증상을 보여 공연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광화문연가'에 월하 역을 연기할 예정이었다.
제작사 측은 "차지연은 즉시 병원으로 이송되어 전문의의 진단과 필요한 검사를 받았으며, 현재 안정을 취하며 회복 중이다"라며 "배우 본인이 관객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며 빠르게 회복해 무대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전했다.
이어 제작사 측은 해당 공연의 예매자들에게 "티켓 결제 금액의 110%를 환불 조치할 예정"이라며 "공연 중단으로 불편을 끼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배우 최재림도 지난 20일 뮤지컬 '시라노' 공연 중 목상태가 좋지않아 2막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최재림의 소속사 포킥스 엔터테인먼트는 "공연장을 찾아주신 많은 관객 여러분께 피해를 끼쳤다"며 "(20일) 당일 공연 현장을 찾아주셨던 관객들, 이후 예정된 공연을 기다리셨을 많은 관객께 고개 숙여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덧붙여 "현재 최재림은 빠른 회복 중이며 전문가의 소견을 바탕으로 오는 25일에 뮤지컬 '시라노' 무대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며 "무거운 마음 잊지 않고 좋은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들이 한번에 여러 작품에 출연하면서 다른 작품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차지연은 뮤지컬 '명성황후'의 부산 공연에도 캐스팅됐지만 결국 김소현으로 바뀌었다. 최재림 역시 뮤지컬 '킹키부츠'와 '시카고' 무대에 서지 못했다. 또 24일 예정된 크리스마스 콘서트도 캐스트를 바꿨다. 때문에 뮤지컬 업계에서도 인기 배우의 작품 쏠림 현상이 문제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선은 배우들의 건강 문제다. 겹치기 출연을 하다보니 피로가 누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뮤지컬의 특성상 배우들이 단시간 안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한다. 여기에 겹치기 출연이 곁들여지면 배우들의 '영혼까지 뽑아내야'하는 문제가 생긴다.
공연의 퀄리티 문제도 자연스럽게 따른다. 최재림은 20일 공연에서 1막부터 좋지 않은 컨디션을 드러내다 결국 2막에 공연을 중단했다. 당연히 배우의 건강이 가장 중요하지만 공연을 보기 위해 온 관객들도 피해를 본 것이나 다름없다. 티켓값을 110% 환불해준다고 하지만 공연장을 찾기까지의 노력과 기대감 등은 보상받을 수 없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흥행이 보장된 배우들의 캐스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더블 캐스팅에 트리플 캐스팅까지 만연한 상황이라 겹치기 출연도 가능한데다 배우들 역시 스케줄만 맞는다면 겹치기 출연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좀더 배우들의 건강을 담보하며 관객들을 위해 공연의 컬리티를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하루빨리 만들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