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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강도 높게 훈련한다" 상복 터진 에이스는 왜 이를 악 물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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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아무런 걱정을 안하셔도 될 정도입니다."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은 비시즌 몸 상태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몸 상태에 대한 의문부호는 지난 한국시리즈에서 발생한 어깨 통증 때문이었다.

하지만 시즌이 끝난 후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원태인은 "훈련소에서까지만 해도 불편함이 조금 남아있었는데, 다녀오고 나서 치료 1~2번 받으니 정말 괜찮아졌다. 다행스럽고 기분이 좋다. 스스로 느끼는 불편함이 다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미 운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원태인은 "다 회복이 됐다. 운동 시작 단계부터 바로 강도 높게 하고 있다. 아무런 걱정을 안하셔도 된다. 정말 내년에 독한 마음을 품었다"고 눈을 반짝였다.

비시즌 그는 상복이 터졌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가져본 개인 타이틀 수상의 후광 효과였다. 올 시즌 28경기 159⅔이닝 15승6패 평균자책점 3.66 119탈삼진을 기록한 그는 곽빈(두산)과 더불어 다승 공동 1위에 올랐다. 카일 하트, 제임스 네일, 디트릭 엔스 등 쟁쟁한 외국인 투수들을 제치고 거둔 국내 투수들의 합작 다승왕이라 더욱 의미있었다.

그는 훈련소 입소로 불참한 KBO 시상식 외에도, 퇴소 후 바쁘게 각종 시상식을 다녔다. 일구상 최고투수상을 비롯해 각종 상을 받느라 정신 없이 움직였다. 클라이막스였던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도 비록 투수 부문 황금장갑은 놓쳤지만, 페어플라이상을 수상하며 뜻깊은 연말을 맞이했다.

하지만 원태인은 올해가 커리어하이라는 표현을 정중하게 사절했다. "지금 성적으로는 턱도 없다고 생각한다"는 게 그의 이유다. 프로 데뷔 후 세번째 10승 시즌, 그리고 14승7패에 평균자책점 3.06을 기록했던 2021시즌과 견줄 수 있을 정도의 성적이지만 아직 스스로 만족을 못하는 이유다.

무엇보다 우승에 대한 갈증을 해갈하지 못했다. 삼성 왕조 영광의 시기가 지난 후 프로 선수가 된 원태인은 아직 한번도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그래서 더욱 이번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경험이 설움으로 남았다. 눈 앞까지 다가왔다가도 놓쳤을 때의 허망함을 절실히 깨달은 것이다. 특히나 원태인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5이닝 무실점 완벽 호투를 거두고도 비 때문에 경기가 지연되는 황당한 상황을 겪으면서 팀이 역전패 하는 과정을 눈으로 지켜만 봐야 했고, 이후 부상으로 두번째 등판은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더욱 아쉬움이 컸다. 그는 "독한 마음을 품었다"고 했다.

삼성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도 FA 대어 최원태를 영입하고, 특급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를 잡는 등 마운드 보강에 힘썼다. 여전히 원태인은 내년 구상의 중심에 서야 한다. 우승을 향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삼성의 행보와 더불어서, 올해 절실하게 느낀 준우승의 설움을 결과로 드러내겠다는 강력한 의지이기도 하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