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모든 혐의를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인다.'
충격적인 일탈행위와 악의적인 편파판정을 일삼던 데이비드 쿠트(42) 심판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에서 완전히 퇴출됐다. 자신에 대한 퇴출 결정에 대한 항소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고 볼 수 있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24일(한국시각) '불명예스럽게 퇴출된 쿠트 심판이 EPL의 퇴출 결정에 항소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EPL 심판으로 주로 활동했던 쿠트 심판은 평소에는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그러나 유독 리버풀 경기의 주심 또는 VAR 심판을 맡을 경우 편파적인 판정을 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실제로 2020년 10월에 열린 리버풀과 에버턴과의 머지사이드 더비 당시 VAR심판으로 나와 리버풀에 불리한 판정을 내려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경기 시작 6분 만에 에버턴 골키퍼 조던 픽포드가 리버풀 수비수 버질 반 다이크의 다리를 휘감는 위험한 태클을 했다.
하지만 쿠트 심판은 파울이 아니라고 판정했다. 반 다이크는 이 태클로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입었다. 이어 조던 헨더슨의 역전골에 대해 미세하게 오프사이드라며 취소판정을 내렸다. 리버풀은 강력히 항의했고, 결국 재검토 끝에 쿠트 심판은 한동안 리버풀 경기의 VAR 심판 배정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정도는 이후 밝혀진 '쿠트의 만행'에 비하면 애교 수준이었다. 지난 달 초 쿠트의 영상이 SNS상에 유출됐다. 자신의 지인과 대화를 하는 영상이었다. 2020년 경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영상 속에서 쿠트는 리버풀 팀과 위르겐 클롭 감독을 향해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 리버풀 지역과 독일 출신인 클롭 감독에 대한 혐오 발언이었다.
심지어 쿠트 심판이 '마약'으로 추정되는 물질을 흡입하는 영상도 공개됐다. 유로2024 대회 기간에 저지른 일탈 행동이었다. 프랑스-포르투갈 8강전 VAR 보조 심판을 맡은 다음 날에 쿠트 심판이 달러를 말아 대롱을 만든 위 흰색 가루를 흡입하는 장면이었다. 마약 흡입이 의심되는 장면이었다.
결국 잉글랜드 프로경기심판위원회(PGMOL)은 지난 달 10일 중립성 의무 위반과 품위손상 행위논란을 불러 일으킨 쿠트 심판을 해고했다. 약 28일간의 조사 끝에 팀 편향성과 품위 손상 행위를 근거로 해고 판정을 내렸다.
당시 PGMOL 측은 '쿠트의 행동은 고용 계약 조항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으로 밝혀졌고, 스스로의 지위를 유지할 수 없는 것으로 간주됐다'면서 '그러나 여전히 쿠트를 지원하고 복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도 우리에겐 중요한 일이다. 쿠트는 이번 결정에 대해 항소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쿠트에게 스스로를 변호할 기회를 준 것이다. 그러나 쿠트는 항소를 포기했다. 데일리메일은 '한 소식통에 따르면 쿠트는 PGMOL에 항소하기 보다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워낙 정황증거가 확실해 항소해도 결과가 달라질 수 없다고 판단한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